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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디지털 철의 장막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진전을 늦추고 무역을 위축시킬 수 있는 지정학적 장벽 속에서, 유럽은 신뢰받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롤란트 부슈2026년 8월 3일689 단어원문 ↗

Roland Busch

저자는 Siemens AG의 최고경영자이자 회장이다

30년 동안 디지털 기술은 세계 경제를 재편했다. 디지털 기술이 세계를 평평하게 만들었다는 표현은 유명하다. 시장과 무역, 생산은 국경을 넘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됐다. 자동차와 스마트폰부터 반도체와 산업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제품 중 거의 어느 것도 한 곳에서만 생산되지 않는다.

그런 뒤 팬데믹과 에너지 위기, 노동력 부족, 지정학적 긴장이 잇따르면서 이렇게 평평해진 세계가 실제로 얼마나 취약한지가 드러났다. 이제 기업들은 투자와 조달, 생산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 비용과 효율성뿐 아니라 회복탄력성도 함께 고려하며 균형을 재조정하고 있다. 그 결과, 보다 지역화된 형태의 세계화가 부상하고 있다.

첫 번째 디지털 혁명이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조율을 도왔다면, 이번 혁명은 생산을 다시 현지에 더 가깝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조업은 고객에게 더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데이터·AI를 통한 디지털 연결망이 이를 서로 이어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정한 200곳이 넘는 스마트 제조 현장인 ‘등대공장’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노동생산성이 약 40% 향상됐고, 생산라인을 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대략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를 확대할 수 있을지는 기계·공장·기업이 데이터를 교환하고 솔루션을 재사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소프트웨어·데이터·AI는 콘크리트와 철강과는 경제적 특성이 다르다. 공장과 기계, 인프라는 여전히 각 시장에서 건설하고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디지털 모델이나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AI 도구는 시스템이 이를 서로 교환할 수 있고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면 한 곳에서 개선한 뒤 여러 다른 곳에서 재사용할 수 있다. 조건만 갖춰진다면 공장들은 현지 수요에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설계를 적용할 수 있고, 더 나은 공정은 확산되며, 제품은 매번 처음부터 다시 구축하지 않고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기업 경쟁자들마저 기술이 국경을 넘어 작동할 수 있도록 연결망을 구축하게 만들 만큼 충분히 강력하다.

이를 위한 가장 깔끔한 방법은 공통 표준이다. 처음부터 모두가 동일한 규칙에 따라 작업하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좋은 해법은 상호운용성으로, 서로 다른 시스템이 동일해지지 않고도 함께 작동할 수 있게 한다. 각자의 아키텍처를 유지하면서 별개의 자동차 산업 네트워크를 연결한 최근 유럽·일본 간 협력 사례를 보자.

기업들이 다리를 놓고 있는 동안에도 지정학은 점점 더 국경을 긋고 있다. 각국 정부가 기술, 데이터, 공급망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 하면서 미·중 기술 격차는 전 세계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수출 통제, 데이터 현지화 규정, 서로 달라지는 사이버보안 요건이 글로벌 기술에 새로운 경계선을 긋고 있다.

새로운 장벽이 생길 때마다 시스템을 연결하고, 효과가 입증된 것을 확장하며, 더 나은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추세가 통제되지 않은 채 계속된다면 디지털 국경은 디지털 철의 장막으로 굳어져 사회 간 진보와 무역, 아이디어 교류를 늦출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과제다. 하지만 두 기술 초강대국 사이에 놓인 유럽은 해법에 특히 큰 이해관계가 있으며, 이를 만들어갈 독특한 기회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폐쇄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대신, 유럽은 신뢰받는 연결자가 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지역의 기업과 기술, 데이터가 함께 작동하는 곳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려면 다른 이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유럽이 기술을 창출하기보다 규제하는 곳으로 주로 알려져 있는 한, 세계의 연결자가 될 수 없다. 이제 유럽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올바른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상호운용성은 EU의 전략적 필수 과제가 되어야 한다.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그 밖의 모든 분야에서 단일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신뢰성과 역량을 모두 구축하기 위한 필수 단계다. 공통 표준이 없는 곳에서는 기업, 업계 연합 또는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서로 다른 시스템 간에 전환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일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럽은 상호운용성을 경제 외교의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서로 연결된 세계는 혼자 구축할 수 없다. 일본, 호주, 캐나다를 비롯한 태평양 지역 경제권과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무역 파트너십은 서로 다른 생태계를 연결하는 유망한 모델이 될 수 있다.

가장 큰 질문은 여전히 전 세계적인 문제다. 회복탄력성은 연결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인가, 아니면 서로를 배제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될 것인가? 그 답에 따라 더욱 지역화된 우리의 세계가 계속 연결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위험을 평가하고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며 전략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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