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운에 대한 현실 점검이 필요하다
새로운 노선이 틈새 상업 활동을 넘어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FT 최고의 트레이더가 될 수 있을까요?
북극권의 사업 잠재력과 새로운 해상 운송로가 글로벌 무역 패턴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전 세계 미발견 천연가스의 약 3분의 1과 석유의 8분의 1이 북극권에 매장돼 있다. 또한 노르웨이와 스웨덴부터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에 이르는 국가들에는 풍부한 수력 및 지열 에너지가 있어 데이터센터와 기타 전력 다소비 산업을 배치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하는 지역임에도 극지방의 변화 속도는 흔히 느리다. 감히 말하자면 빙하처럼 느리다.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듭 집착하는 그린란드를 보자. 수십 년간 탐사가 진행됐지만 석유는 전혀, 광물은 극히 일부만 개발되고 있다.
이번 주 북극 지역의 잠재적인 사업상 돌파구가 보도됐다. 중국 컨테이너 선사 Sea Legend가 북극을 통과하는 최초의 정기 항로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른바 러시아 북쪽의 북방항로를 이용해 중국 닝보와 영국 동부 해안의 펠릭스토웨이 사이를 선박으로 운항한다. 이는 아시아에서 유럽까지의 운항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북방항로에서 지난해 만재 선박의 완전 통과 운항 횟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은 움직임이다.
그럼에도 차갑고 냉혹한 현실은 북극 항운이 여전히 틈새 상업 활동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를 상당한 규모의 사업성 있는 사업으로 만들기까지는 갈 길도, 시간도 멀다. 그럼에도 Sea Legend와 같은 움직임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흥미롭다.
덴마크 해운 대기업 Maersk의 최고경영자 Vincent Clerc는 지난해 말 내게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직 상업적 측면은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무역] 물동량의 대부분에 대해서는 이 항로가 현실화되기까지 정말 요원합니다.”
북방항로는 러시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부과된 제재로 외국 선박의 운항이 제한됐다. 그 결과 북방항로는 주로 러시아 북부의 얼어붙은 지역에서 러시아의 석유와 광물 자원을 운송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동영상 설명
북극해를 가로지르는 현재 및 잠재적 운송 경로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특히 중국에는 분명한 잠재력이 있다. 미국이나 그 동맹국들이 통제할 수 있는 병목 지점을 지닌 기존의 주요 무역로를 대체할 방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절실하게 우려하는 사안이며, 잠재적인 ‘빙상 실크로드’ 구축을 검토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극해 항로 역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항로 전체가 러시아의 통제 아래 있는 만큼, 하나의 병목 지점을 다른 병목 지점으로 바꾸는 데 그칠 뿐이다. 더 나쁜 점은 이 항로의 입구가 미국이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베링해협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운항 속도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씨 레전드의 주 1회 운항 서비스는 두 항구 간 통상 40일이 걸리는 운항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이 서비스는 여름철 3개월 동안만 운항할 계획이어서, 대부분의 기업이 요구하는 신뢰성을 제공하기 어렵다. 연료 절감 효과가 쇄빙선 비용 등의 증가로 상쇄되면서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클레르 본인도 이 항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세 가지라고 말한다. 첫 번째는 지정학적 문제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현재 대부분의 해운 그룹이 이 항로를 이용할 수 없다. 또한 북극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관련한 환경적 고려 사항도 있다.
“세 번째는 상업적인 이유입니다. 항로가 언제 개통되고 폐쇄될지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환하려는 상업적 수요가 없습니다. 고객들은 전체 리드타임이 뒤엉키기 때문에 우리가 결정을 번복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계획을 세우기가 매우 어렵습니다.”라고 Clerc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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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최고경영자는 이 항로가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운송되는 철도 화물과는 경쟁할 수 있지만, 세계화의 주된 동력인 해상 운송 컨테이너와는 경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대형 상업 컨테이너 선사가 수에즈 운하와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수백 척의 컨테이너선과 경쟁할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북극이 매우 빠르게 온난화하고 있는 가운데 — 예를 들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는 전 세계 평균보다 5~7배 빠른 기온 상승을 겪고 있다 — 강대국들이 극지방에서 입지를 다투고 있어, 이 새로운 해운 항로는 느린 변화도 시간이 지나면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richard.milne@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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