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증은 미국의 새로운 컨센서스다
트럼프, 기술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에 이례적으로 귀를 닫다

에드워드 루스
어제 게재
“인류를 멸망시키기 전에 우리를 막아달라”고 AI 거물들은 계속 말한다. 그러면서도 “내 경쟁자들은 믿지 말고, 오직 나만 믿어달라”고 한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든, 오픈AI의 샘 올트먼이든, xAI의 일론 머스크든, 심지어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든, 미국의 기술 브로라키들은 스스로 최악의 경고론자다. 인간이 진화의 쓰레기통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동시에, 질병을 종식하고 노동을 없애며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겠다고 맹세한다. 이를 ‘죽음 숭배적 유토피아주의’라고 부르자. 이제 미국인들은 갈수록 그중에서도 죽음 숭배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업계 수장들이 하는 말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모든 발언은 시장 경쟁이라는 렌즈를 통해 걸러 들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현재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AI 기업들—특히 AI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앤트로픽—은 규제와 폐쇄형 가중치 모델, 즉 파라미터를 공개하지 않는 모델을 선호한다. 이들은 AI를 위한 식품의약국(FDA)을 원한다.
반면 뒤처진 기업들은 오픈 웨이트 모델에서 새로운 신념을 찾았다. 평생 페이스북의 독점을 추구해온 저커버그는 이제 시장 집중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추락하는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는 대중의 신뢰가 낮다. 미국의 젊은 여성들은 메타의 AI 레이밴을 “변태 안경”이라고 부른다.
브롤리가르히 중 한 명이 기업의 이익을 인류 전체의 더 큰 이익으로 포장한 AI 선언문을 발표하지 않는 주가 거의 없다. 자사 기술이 특히 위험하다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은 자사 주가가 다른 기업들의 주가를 웃돌 것이라고 말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게다가 “나는 위험에 관해 경쟁자들보다 더 멀리 내다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이 더 이상 자국의 기술 영웅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미국보다 기술에 더 우호적인 사회는 지구상에 없었다. 따라서 미국이 뚜렷하게 러다이트적인 방향으로 돌아선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갤럽에 따르면 미국인의 거의 4분의 3은 기업들이 AI를 책임감 있게 사용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70% 이상은 물과 전기 요금이 오를 것을 우려해 자신의 지역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반대한다. 80% 이상은 운전, 의료 조언, 기업의 채용 결정에 AI가 활용되는 것을 신뢰하지 않는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표현했듯, AI에 대한 공포는 “맥주 이후 가장 초당적인 이슈”다.
이러한 감정은 MAGA 우파와 민주사회주의 좌파에서만큼이나 중도층에서도 강하다. 그런 우려가 종종 음모론적이라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편집증은 미지의 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MAGA 진영의 스티브 배넌은 데이터센터를 “무기 연구소”라고 부른다. 친트럼프 성향의 전직 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은 빅테크를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핵전쟁을 일으키는 자의식 있는 컴퓨터 시스템의 이름을 따 “스카이넷”이라고 부른다. 진보 진영은 AI가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블레이드 러너」식 디스토피아를 열 것이라고 말한다.
AI 거물들은 거의 예외 없이 공상과학 중독자들이므로, 공상과학의 클리셰가 자신들을 향해 사용된다고 불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 래리 페이지는 AI 초지능이 인류를 뒤처지게 만들 것을 걱정하는 머스크를 “종차별주의자”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모든 AI 업계 인사는 한 번쯤 불멸이나 수명 연장에 대해 추측해왔다. 적어도 나는 150세가 된 뒤에도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달갑지 않다.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들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반면 정치는 유권자들이 원한다고 말하는 것을 제공하는 일이다. AI는 이 두 가지 경험칙을 모두 뒤흔들었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두려워하는 것, 즉 인간의 자율성 상실에 대해 깨닫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로서는 자신들의 두려움이 무시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치는 극도로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이례적으로 유권자들의 우려에 귀를 닫고 있다. 그가 AI 규제에 적대적인 이유의 상당 부분은 돈과 관련돼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 수억 달러를 썼고,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약 1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대부분의 AI 기업은 백악관 연회장과 미국 건국 기념일을 기리는 ‘프리덤 250’ 행사 등 트럼프의 각종 졸속 사업에 기부했다.
한편 트럼프는 세계를 향해 미국과 함께하지 않으면 미국에 맞서는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점점 더 유럽 전체에 이르기까지 이런 식의 최후통첩은 반갑지 않다. 이들 국가는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며 내놓는 다양한 기술 플랫폼을 모두 활용할 자유를 원한다. 두 초강대국은 각각 자체적인 글로벌 AI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에서 AI를 규제하려는 어떤 시도든 중국을 돕는 행위로 치부된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제대로 된 미국 행정부라면 다음 세 가지를 할 것이다. 첫째, AI 안전을 위한 민관 협력체를 설립해 사회의 정당한 우려에 대응할 것이다. 인간의 존엄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교황의 최근 회칙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다. 둘째, 미국의 세금 부담을 노동에서 자본으로 옮길 것이다. 현재 미국의 재정적 인센티브는 일자리 자동화를 강하게 선호한다. 셋째, 세계가 양자택일의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AI 원칙을 협상하려 할 것이다.
이는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다. 이 가상의 미국 대통령은 우리 종이 여전히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여지를 갖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기회의 창은 빠르게 닫히고 있다.
비현실적으로 들리는가?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그렇다. 반면 지금은 미국의 정치적 기업가들에게 황금 같은 순간이다.
edward.luce@ft.com

FT 오피니언, 평일마다
최고의 논평가들이 전하는 날카로운 통찰과 예리한 판단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