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칵테일이 주류 업계를 되살릴 수 있을까?
다른 주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젊은 소비자들이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로 몰리고 있다

브룩 마스터스
게시일: 어제
주류업계는 지난 몇 년간 팬데믹 이후의 숙취를 겪고 있다. 봉쇄 조치로 급증했던 가정 내 음주가 잦아들면서 증류주 판매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와이너리는 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문을 닫고 있으며, 생산된 맥주 물량도 급감했다.
술을 마신다고 답한 미국인의 비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조차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음주량을 줄이고 있다. 미국의 미성년 음주율은 더욱 빠르게 하락해 2025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젊은 미국인들이 집에만 머무는 금주자로 변하고 있다고 전망했으며, 업계 경영진은 이를 우려하고 있다.
상장 주류 기업들은 대학 남학생이 술잔을 연거푸 비우는 것보다 더 빠르게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고 있다. 디아지오, 브라운포맨, 콘스텔레이션 브랜즈, 레미 쿠앵트로는 모두 지난 18개월 동안 수장을 바꿨다.
하지만 업계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출발이 늦었을 뿐, 1997~2012년생인 Z세대는 결국 청교도적인 세대가 아니었다. 미국의 법정 음주 연령에 해당하는 Z세대의 약 74%가 지난 6개월 동안 술을 마셨다고 답했는데, 이는 3년 전의 66%에서 상승한 수치다. Z세대 음주자는 베이비붐 세대보다 많으며, 전체 인구의 76%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법정 음주 연령에 도달한 가장 젊은 세대는 그저 술을 즐기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이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기업들에게는 호황이 시작되고 있다.
탄산음료, 주스 및 기타 믹서와 알코올을 섞은 ‘즉석 음용’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서프사이드의 피치 티 앤 보드카와 컷워터의 망고 마가리타 같은 음료는 저렴한 가격, 간편한 사용법, 혁신적인 맛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제프리스의 음료 애널리스트 에드 먼디는 “이들에게는 ‘부모님이 마시는 술은 마시고 싶지 않다’는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알코팝이 맥주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X세대에게는 1980년대의 와인 쿨러가 있었고, 1990년대 중반에는 지마와 기타 탄산 맥아 기반 음료가 부상했다. 하드 셀처 브랜드 화이트 클로는 2019년 전국적인 품귀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통조림 혼합음료가 업계의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한 적은 없었다.
시장조사업체 IWSR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미국의 RTD(즉석음료) 판매는 연평균복합성장률 11%라는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전체 주류 판매는 팬데믹으로 인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마이너스 1%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제 미리 제조된 음료는 미국 전체 주류 소비의 8%를 차지한다.
이는 상당한 수익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프리믹스 칵테일 판매액은 2020년 4억8900만달러에서 지난해 38억달러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이 앞서가는 분야에서는 다른 국가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IWSR에 따르면 RTD는 현재 영국 판매량의 1%에 불과하지만 2019년 이후 연 8%씩 성장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MFRF는 향후 10년 동안 유럽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캔 음료 시장이 활기를 띠는 데는 고객들이 높은 연료비와 장기화된 인플레이션으로 부담을 느끼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이 거의 확실히 한몫하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에서는 와인 한 병에 원가의 6배를 붙여 판매하고, 대도시 바에서는 20달러가 넘는 칵테일이 보통이다. 하지만 칼블리스 보드카 크랜베리 4팩은 13.50달러, 버즈볼즈 테킬라 ’리타 한 개는 3.99달러에 판매된다.
주류 업계와 협력하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선임 파트너 크리스 굿차일드는 “특히 증류주 분야에서 가격 부담이 균형을 잃었다”며 “2020년과 비교하면 지금 칵테일 한 잔이나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비용이 실질적으로 더 비싸다”고 말했다.
캔 칵테일의 매력은 가격을 넘어선다. 미리 혼합된 음료의 편리함은 오늘날의 사교 방식과 잘 맞는다. 젊은 미국인들은 점점 줄어드는 미국 내 바와 나이트클럽보다 집이나 소규모 모임에서 술을 더 많이 마신다. RTD 음료는 주류를 판매하지만 풀바를 운영할 인력을 갖추지 못한 축제나 스포츠 경기 같은 ‘제3의 공간’에도 잘 어울린다.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포장으로 함께 즐기는 재미를 강조하고 있다. 버즈볼즈의 네온색 구형 용기와 서프사이드의 독특한 줄무늬가 대표적이다.
동시에 캔 음료는 안전과 웰니스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매력적일 수 있다. 미리 혼합된 칵테일은 정체불명의 펀치가 담긴 그릇보다 누군가 몰래 손댔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개별 포장된 음료는 전체 음주량을 줄이기 위해 술과 무알코올 음료를 번갈아 마시는 속어인 ‘지브라 스트라이프’를 실천하기도 더 쉽게 해준다.
지금까지 대형 주류업체들은 대체로 이 흐름에서 소외돼 왔다. 가장 인기 있는 RTD 브랜드들은 독립 브랜드(Carbliss, Surfside)이거나 맥주·와인업체가 보유하고 있다(Gallo의 High Noon, AB InBev의 Cutwater).
캔 칵테일은 주류업체들이 ‘프리미엄화’를 내세워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랑하던 시절에는 저가 제품으로 여겨졌다. 주류 유통망은 Z세대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편의점과 슈퍼마켓보다는 주류 전문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마침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Sazerac은 2024년 BuzzBallz를 인수했으며, 이를 전 세계로 확대 출시하고 있다. Diageo의 신임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캔 칵테일이 고전 중인 이 그룹을 부활시키기 위한 계획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한 세대의 음주자들이 자신이 마실 술을 선택하고 있다. 대형 주류업체들도 이 흐름에 합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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