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빙상 실크로드’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북극의 해빙으로 새로운 무역로를 둘러싼 지정학적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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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7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후변화가 대서양과 태평양, 지중해 전역에서 해양 폭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불길한 신호다. 하지만 좋든 싫든 이는 상업적 기회도 제시한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권 고위도 지역에 새로운 항로가 열렸다. 이 항로들은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상업용 상품을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새로운 교역로는 지정학적 지형도도 재편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돈로 독트린’에 따라 미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 즉 북반구와 서반구의 안보를 우선시하겠다고 약속했으며, 그린란드를 장악하겠다고 위협해왔다. 그러나 북극에서 새롭게 열린 상업 및 운송 기회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중국이다(러시아 쇄빙선의 도움을 받아서다). 이번 주 중국의 한 해운사는 북극을 통과하는 첫 주간 컨테이너선 운항을 시작했다. 중국 동부 해안과 영국을 잇고 러시아 인근을 지나는 이 항로에는 ‘얼음 실크로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이 해양 패권과 북극 모두에 훨씬 더 집중해왔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직후 해양 및 해운 부문을 전략적 중점 분야로 삼았고, 이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약화시켰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 비해 생산량을 세 배로 늘려 조선업의 55%를 장악하고 있으며, 2000년 당시 그 비중은 5%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비대칭은 미국뿐 아니라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모든 국가에도 상업적·군사적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국내 조선소를 활성화하고 미국 상선대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Ships Act를 통과시키려는 초당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만 비판론자들은 미국 선박을 이용해 운송할 경우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기 싫어하는 미국 수입업체들의 로비로 법안이 약화됐다고 말한다. 트럼프 자신은 핀란드와 쇄빙선 건조 계약을 체결한 일로 찬사를 받았다. 다만 이 전략 자체는 여러 세대에 걸친 핀란드 지도자들이 추진했고, 상당 부분은 바이든 행정부가 개발한 것이었다.
상업 운송로가 열리면서 북극 해역을 통과하려면 더 많은 쇄빙선이 필요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얼음이 없을 때조차 북극권에서 안전하게 운항하려면 쇄빙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바람과 파도가 빠르게 변해 선박이 얼음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중국은 자국을 역내 이해관계를 가진 ‘준(準)북극 국가’라고 선언했으며, 수십 척의 쇄빙선을 보유한 러시아와 해당 지역을 오가는 석유·가스 운송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북방항로에 대한 주권적 통제권을 행사하려 해왔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여러 유럽·아시아 국가들도 북극 해저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도화하려 하고 있다. 이들은 북극을 가로지르는 실행 가능한 항로를 찾고, 북서항로의 지형을 더 잘 파악하는 한편, 광물과 천연가스, 역내 새로운 상업 운송로를 탐사하려 한다. 희토류는 풍부하지만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기후변화로 이런 기회가 열리기 전까지 얼어붙은 북쪽 지역은 훨씬 적은 관심을 받았다. 물론 이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이 늘어나면 해빙 붕괴가 가속화된다. 그러나 이는 상업 운송로가 더 많이 열릴수록 더 많은 국가와 기업이 이를 개발하려 하는 순환을 만들어낸다. 녹아내리는 북극을 확보하고 개발하며 심지어 식민지화하려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 오늘날 지정학적 변화의 많은 측면이 그렇듯, 중국이 한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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