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C 이사회, M&A ‘후발주자의 딜레마’에 고심
인수 후보들이 등장하기 전, 주가수익비율은 2016년 거의 25배에서 4월 초 약 11배로 하락했다.

2026년 7월 28일 게재
영국 기업의 이사회가 예상치 못한 인수 제안을 받아 검증대에 오르는 것만큼 난감한 순간도 드물다. 특히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인수 제안가가 상당한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라면 지배구조상의 대응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DCC의 이사들은 지금 바로 이런 난처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들의 대응은 이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주요 사업이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고객에게 액화가스를 배송하는 DCC는 KKR과 Energy Capital Partners의 57억5000만 파운드 규모 인수 제안을 권고했다. 하지만 Fidelity International, Aviva Investors, 창업자 Jim Flavin을 포함한 주요 주주들은 이 제안가가 너무 낮다고 비판했다.
일반론적으로 보자면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다. 이사회는 통상 주주들이 알지 못하는 회사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고객에게 액화가스를 공급하는 DCC의 이사들은 회사의 전망만을 근거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회사가 지금까지 “공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재평가받지 못했다”는 사실에도 근거해 인수 제안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으로 보면 DCC의 이사들은 시장의 허점을 거의 떠보는 셈이다. 주주들이 우리에게 헐값 수준의 기업가치를 적용하겠다고 고집한다면,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오랫동안 공개시장에서 외면받아왔다. 주가수익비율은 2016년 거의 25배에서 인수 후보들이 나타나기 전인 4월 초 약 11배로 하락했다. KKR의 인수 제안가는 직전 3개월 주가보다 3분의 1 높다.
인수 제안에 직면했을 때 선택지가 거부하거나 추천하는 두 가지뿐이 아니었다면, DCC의 회장 마크 브루어의 입장은 더 수월했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일종의 절충안이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주주들에게 이 제안이 저렴하면서도 동시에 후한 것으로 보이니 각자 판단하라고 조언하는 방식이다. 적어도 그러면 이사들이 높은 프리미엄의 제안을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있다.
그런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DCC는 결국 수용했고, 이제 상당한 역풍을 맞을 위험에 처했다. 회사 주식의 12%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이 제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더욱이 이사들은 DCC가 향후 몇 년간 얼마나 많은 돈을 벌 것인지라는 자신들의 전문 영역에서 벗어나, 시장 심리와 향후 예상 주가수익배수의 세계로 흘러들어 갔다. 이는 투자자가 본업으로 다루는 영역에 더 가깝다.
앞으로 이런 딜레마에 직면하는 이사회라면 굳건히 버티면서 회사의 전망에 걸맞다고 판단하는 가격을 놓고 협상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때로는 그 결과 겉보기에는 매우 후한 제안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이 한 방향으로 완고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때조차, 이사회는 시장의 변동에 맞서는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
camilla.palladino@ft.com

AI로의 전환, 프리미엄, 목요일 gbc
존 번머독과 사라 오코너가 전하는, AI가 일의 세계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에 대한 엄밀한 주간 심층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