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분기별 기업 실적 보고 폐지, 나쁜 일만은 아닐 수도
SEC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이는 긍정적일 수 있다

댄 데이비스
2026년 7월 25일 게재
FT 최고의 트레이더가 될 수 있을까?
필자는 프런트라인 애널리스트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책임 없는 기계(The Unaccountability Machine)』의 저자다
IBM은 최근 AI가 기업의 IT 지출을 자사의 주력 사업인 메인프레임에 불리한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올바른 조치를 취했다.
다음 분기 실적 발표 때 투자자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8-K’로 알려진 즉시 보고서를 제출해 실적에 대한 경고를 내놓았다. 이 소식 이후 주가가 25% 하락해 주주들에게 결코 달갑지 않았을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다가올 악재를 모른 채 주식을 매수하거나 보유하는 허위 시장이 형성되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조치였다.
특히 2분기 실적 발표일이 불과 8일 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혹은 상당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분기 보고를 통해 거래 여건의 변화와 전망에 대한 업데이트를 알린다. 분기 사이에 예정에 없던 발표를 하는 경우는 규칙이라기보다 예외에 가깝다.
물론 불과 몇 주간 지속되는 허위 시장은 수개월간 이어지는 허위 시장보다 문제가 훨씬 적다. 따라서 미국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안대로 반기 보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한다면, 거래 업데이트와 실적 경고에 관한 기업 문화도 바꿔야 한다. 이 제안은 전환에 대한 거센 반발을 촉발했다. 그러나 올바른 방식으로 시행된다면 유익할 수 있다.
영국과 유럽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이 더 드물게 보고하는 대신 치러야 할 대가는 지속적 공시 의무다. 언제든 시장의 인식과 경영진이 회사 실적에 대해 비공개로 알고 있는 정보 사이의 격차가 너무 커지면, 발표를 통해 그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이는 대개 컨센서스 추정치가 어느 방향으로든 10%를 넘게 벗어난 것으로 알려진 경우 어떤 형태로든 보도자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공시 요건이 형식상 SEC에 의해 정해지지만, 실제로는 주주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 사안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합병, 사업 매각, 대규모 계약 수주와 같은 주요 기업 사건은 8-K 양식으로 보고해야 하지만, 거시경제나 거래 여건이 변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 업데이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요건은 없다. 결국 투자자들은 90일 이내에 어차피 그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원칙의 가장 중요한 예외는 경영진이 과거에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운이 꼬여 그들이 거짓말쟁이처럼 보이게 된 경우다. 과거의 발언이 사건으로 인해 사실이 아니게 됐다면 기업은 소송에서 위험한 처지에 놓이므로, 기록을 바로잡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이는 공시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업데이트 여부가 뉴스의 중요성이 아니라 과거 발언을 얼마나 곤혹스럽게 만드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엇보다 이는 경영진이 전망에 관해 유용한 말을 아예 하지 않도록 만드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 실제로 Wachtell, Lipton, Rosen & Katz의 연구에 따르면 중요한 실적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의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팬데믹 이후 이를 다시 도입한 기업은 약 4분의 1에 불과했다. S&P 500 기업 중 연간 기준으로 어떤 형태로든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곳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분기별 보고의 비용과 편익은 다소 과장돼 있다. 영국은 2007년 분기별 보고 의무를 도입했다가 2014년 폐지했다. 연구진은 단기주의적 행태에서 측정 가능한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시장 효율성이나 가치평가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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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이 이전 체제에서 확립된 가이던스와 공시 관행은 유지한 채 반기 보고로 전환한다면, 양쪽의 최악을 모두 겪게 될 수도 있다. 기업과 주주 간의 소통이 법정에서 무엇이 좋게 또는 나쁘게 보일지에 대한 추측에 계속 좌우된다면,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그리고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온갖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재무제표를 이해하려면 그 기저에 있는 사업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분기 보고에 반대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는, 분기 보고가 경영진의 시간을 낭비하는 동시에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에게 대체로 쓸모없는 정보를 쏟아내 그들의 관심을 중요하지 않은 사안으로 돌린다는 점이다.
더 나은 체계는 더 많은 기업이 IBM의 사례를 따라 일정에 얽매이기보다 중요한 뉴스가 중요해지는 시점에 이를 발표하는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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