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빼고 모두가 유럽 주식에 들떠 있다
어떤 지수를 매수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것만으로도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스튜어트 커크
어제 게시됨
FT 최고의 트레이더가 될 수 있을까요?
우디 앨런과 그의 영화들처럼, 나도 칼럼이 게재된 뒤에는 절대 다시 읽지 않는다. 편집자들을 믿고, 그 끔찍한 프로필 사진을 보게 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 중 많은 분이 이메일로 알려주셨듯이, 내 얼굴 한쪽에는 커다란 움푹 팬 자국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달 전에는 마지막 문단을 읽었어야 했다. 그 문단은 “유럽에 대한 나의 혐오를 이제는 극복할 때가 됐을까?”라고 묻고 다음 칼럼에서 답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며 끝났다. 그런데 나는 그 사실을 완전히 잊고 또 대부분 영국에 관해 썼다.
이런! 그러니 이번 주에는 이 질문을 다뤄보자. 다행히 이제는 훨씬 쉽다. 전 세계의 금융 논평가들이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지는 듯하기 때문이다. 유럽을 사야 할 때인가? 답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 번 베팅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유럽 주식이 미국 주식보다 주가수익비율(P/E) 기준 25% 할인돼 있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히 낮지 않다는 내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개선되고 있는 경제 여건이나 3월 이후 실적 반등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어쩌면 나처럼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수준이라고 생각해 분산투자를 원할 수도 있다. 미국 시장은 기술주 비중이 너무 높은가? 유럽인들은 컴퓨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훌륭한 핸드백을 만든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처럼 기다려왔을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스스로를 지켜라”고 말하고 독일이 재정정책을 완화한 뒤 2025년 상반기에 펼쳐진 놀라운 랠리를 우리는 놓쳤다. 이후 유럽 주식은 상승분을 거의 모두 반납했다. 이는 두 번째 기회다!
그렇다면 무엇을 사야 할까? 늘 그렇듯 대부분의 개인투자자에게는 시장에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 그러면 모두가 유럽에 투자할 때는 수수료의 베이시스포인트에 집착하기보다 어떤 벤치마크를 선택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내 투자 플랫폼에 들어가 영국을 포함하지 않는 ETF를 찾아봤다. 이미 포트폴리오의 거의 3분의 1을 영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연 가장 인기 있는 대표 지수는 유로 스톡스 50이다. 그다음은 MSCI의 EMU 지수이고, 이어 FTSE 선진 유럽(영국 제외) 지수가 뒤를 잇는다.
앞의 두 지수에는 유로존 국가만 포함된다. 전자는 대형주를 담고, 후자는 200개가 넘는 종목을 포함한다. FTSE 벤치마크에는 선진 유럽 전체가 들어간다. 유로화를 사용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말이다. 따라서 스위스와 노르웨이도 포함되며, 종목 수는 무려 415개에 이른다.
예상할 수 있듯이, 이러한 차이는 선택한 ETF의 편입 비중과 특성을 바꾼다. 예를 들어 유로 스톡스 50에서는 상위 10개 기업이 지수의 40%를 차지한다. 나머지 두 지수에서는 그 비중이 대략 4분의 1에 가깝다.
따라서 S&P 500의 AI 쏠림을 피하기 위해 유럽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ASML 비중이 10.4%인 유로 스톡스 50 펀드보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 비중이 6.8%인 FTSE 펀드를 선호할 수도 있다.
반대로 많은 투자자처럼 유럽의 세계 최고 수준인 헬스케어 산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스위스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유로 스톡스 50과 MSCI EMU를 추종하는 ETF의 헬스케어 비중은 FTSE ETF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면 유럽 산업의 한 단면에 투자하려는 것이라면 세 벤치마크 모두 비중이 20~22%로 비슷하다. 취리히에 본사를 둔 UBS의 규모를 고려하면 의외였는데, 금융주 비중은 세 지수가 더욱 긴밀하게 일치한다.
독특한 스펙을 내세운 유럽 영업사원에게는 모두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겠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다. 내가 보기에 어떤 지수를 사용하는지는 거의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연환산 10년 수익률은 FTSE Developed 펀드의 10.2%에서 Euro Stoxx 50의 11.1%까지 분포한다. 별 차이가 없다.
보유 종목 수가 네 배나 여덟 배 많아지면 기대할 수 있는 변동성 감소 효과도 단기 기간을 포함해 사실상 미미하다. 한편 후행 및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동일하다. FTSE 벤치마크의 방어주 비중이 Euro Stoxx 50의 거의 두 배인데도 그렇다.
이것이 유럽에 대한 나의 일종의 문제의식이다. 유럽의 가장 크고 우수한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만큼 빛을 발하지 못한다. 상위 50개 종목을 보유하든 400개를 보유하든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이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해 S&P Capital IQ 데이터를 이용해 몇 가지 수치를 계산해봤다. 비유로존 국가를 포함하되 영국을 제외한 선진 유럽에는 시가총액이 500억달러를 넘는 기업이 84개 있다. 이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다.
미국에는 그 정도 규모이거나 그보다 큰 기업이 288개 있다.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거의 30%다. 유럽처럼 84개 종목을 원한다면 시가총액 기준선은 무려 1,650억달러가 된다. 그리고 이 스타 기업들의 평균 ROE는 37%다.
ASML은 세계적인 기업이다. 내 평생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기업 중 하나이며, 유럽 지수에서 당연히 1위에 오를 만하다. 하지만 그 아래는 어떤가? 2위인 지멘스의 영업이익률은 11%이고,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4%에도 못 미쳤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영업이익률이 18%이고 매출은 5분의 1이나 급증했다.
유럽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을 계속 내려가며 살펴볼 수도 있다. 3위인 방코 산탄데르는 어떤가? JP모건의 총자산이익률은 거의 두 배 높고, 6월까지 12개월 동안 순이익은 거의 세 배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물론 이는 직접적인 비교가 아니며, 미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더 높다. 하지만 여기서 유럽 주식이 밸류에이션 격차를 더 좁힐 이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면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마진과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AI를 억지로 밀어붙이는 모습은 상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럽에 사람들이 들뜨는 동안 내가 관망하는 것을 용서해주기 바란다. 이런 이야기는 전에도 너무 많이 들었다. 그래도 내 포트폴리오는 여전히 영국 비중이 너무 높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전직 포트폴리오 매니저다. 이메일: stuart.kirk@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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