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세계 식량 안보
모스크바와 키이우가 서로의 농산물 수출을 공격하면서 전 세계적인 곡물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

알렉산더 가부예프
2026년 8월 19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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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베를린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소장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확전 국면에 접어들면서 유럽을 훨씬 넘어서는 위험한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시급한 위험 중 하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농산물 수출을 겨냥한 공격을 새롭게 잇달아 벌이면서 발생한 세계 곡물 공급 위기다. 이처럼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분쟁의 양상을 되돌리는 것이 현시점에서는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는 것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국제사회가 관여하기로 선택할 때에만 가능하다.
이 분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는 1,250km에 이르는 전선을 대체로 안정시키고 장거리 공격을 확대했다. 그러나 7월 이후 키이우는 새로운 표적군에 집중하고 있다. 흑해를 통해 농산물을 수출하는 러시아 선박과 아조프해의 관련 철도·항만 인프라다. 지난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곡물 수출량의 40% 이상을 운송하는 노보로시스크항의 곡물 터미널 3곳을 모두 타격했다. 당국은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수출을 중단했다.
러시아 역시 흑해의 우크라이나 항구들에 대한 미사일 공세를 강화했으며, 오데사의 최대 항구로 향하던 선박 여러 척을 침몰시키기까지 했다. 그 결과 양국의 농산물 수출이 크게 줄거나 아예 중단될 위험에 처했다.
세계 식량시장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밀을 예로 들어보자. 모스크바와 키이우는 세계 밀 수출의 27%를 함께 차지하며, 그 대부분은 흑해를 통해 운송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 밀을 공급하는 주요 국가다.
이번 시즌은 이미 밀 생산자들에게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걸프전으로 연료와 비료 가격이 올랐고, 잇따른 폭염이 유럽과 미국의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밀 가격은 2025년보다 25% 이상 높아졌으며,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유엔은 기후 요인만으로도 올해 말 약 5,0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내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이 시장에 공급되지 않는다면, 더욱 심각한 식량안보 위기가 닥칠 수 있다.
폭염의 영향은 신속히 해결할 수 없지만, 흑해의 식량 물류 차질은 해결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모스크바에 압력을 가해 키이우와 곡물 협정을 맺도록 했고, 이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다. 결국 협정이 폐기된 뒤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번 여름까지 농산물 수출을 체계적으로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국제사회는 양측에 압력을 가해 이 암묵적인 합의를 복원하도록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공격으로 얻는 군사적 이점은 미미한 반면, 전 세계 여러 국가가 감수해야 할 잠재적 피해는 막대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농산물 수출을 겨냥해 서로에게 가하는 고통의 수준은 어느 한쪽이 평화 협상에 나설 만큼 치명적이지 않다. 크렘린궁은 2025년 농산물 수출로 410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체 수출 수입의 10%에도 못 미친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경우 농산물 수출이 수입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며, 올해는 폭염과 낮은 수위 때문에 곡물을 다뉴브강의 항구로 우회 운송할 능력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키이우는 유럽으로부터 또다시 재정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크렘린궁의 곡물 운송 차단이 우크라이나의 국방비 지급 능력을 빼앗지는 못할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복원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는 상당수다. 우선 이집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있다. 이들은 곡물 위기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한편, 모스크바와 키이우 양측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접촉할 수 있는 수단도 충분히 갖고 있다. 다음으로 러시아산 석유의 대규모 구매국이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에 의존하는 중국과 인도 같은 아시아 대국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유럽이 있다. 유럽은 식량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민자 유입이 늘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도 있다. 2022년 당시 워싱턴은 흑해 곡물 협정을 성사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국제 연락 그룹을 구성하고 모스크바와 키이우가 농산물의 자유로운 통행을 복원하도록 유도할 당근과 채찍을 마련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만간 끝날 가능성은 낮지만, 외교를 통해 분쟁의 가장 위험한 측면을 억제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며, 향후 더 광범위한 긴장 완화의 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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