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는 어떻게 공연예술을 무대 중앙에 세웠나
오페라가 새로운 관객을 모색하는 가운데, 야쿠프 요제프 오를린스키를 통해 롤렉스 같은 시계 제조업체들이 문화 홍보대사에게 바라는 바를 엿볼 수 있다.

게시일 2026년 7월 6일
지난해 야쿠프 유제프 오를린스키가 롤렉스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정되면서, 명품 시계 제조사들이 자사를 대표할 문화계 인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35세의 폴란드인 카운터테너인 그는 오페라계에서 이례적인 인물이다. 브레이크댄서이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거의 33만 명에 달하고, 나이키·리바이스·삼성·BMW와 상업적 협업을 진행했으며, 바로크 음악을 예상 밖으로 현대적으로 느끼게 만든 무대 존재감을 지녔다.
롤렉스에 있어 이러한 자질은 그의 가창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롤렉스는 그가 오페라에 불어넣는 “역동적인 새로운 에너지”, 그중에서도 “바로크 성악의 완성도와 곡예 및 브레이크댄스를 결합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또한 그의 비관습적인 에너지와 예술 형식을 융합하는 역량이 시각예술부터 음악, 건축, 영화, 연극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지원하는 자사의 퍼페추얼 아츠 이니셔티브와 잘 맞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화는 전통과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고 차세대 후원층을 육성하려는 오페라하우스에도 가치가 있다.
이러한 관계는 1778년 개관 이래 거의 줄곧 오페라계의 중심지로 여겨져 왔으며 2006년 롤렉스의 첫 오페라하우스 파트너가 된 밀라노의 극장, 테아트로 알라 스칼라(라 스칼라)에서 특히 뚜렷하게 드러난다. “라 스칼라는 예산의 30%를 공공자금으로, 나머지 70%를 티켓 판매 수입과 후원금으로 충당합니다”라고 극장장 포르투나토 오르톰비나는 말한다.
스위스 브랜드와 거의 20년간 협력해 온 이 파트너십은 라 스칼라에 다른 곳이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의 인지도와 관심을 가져다줬다고 오르톰비나는 말한다. 그는 “공연 프로그램에 ‘롤렉스’라고 적혀 있으면 자동으로 일정 수준의 탁월함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한다.


오르톰비나는 파트너십의 재정적 측면에 대한 언급을 사양했지만, 극장이 스트리밍 서비스 LaScalaTv를 출범시킨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시계 제조사가 지원을 계속해준 데 대해 특히 감사하고 있다. 당시에는 대중 모임이 금지돼 각 오페라나 발레 공연을 한 편씩 실황 녹화한 뒤 스트리밍으로 공개했다.
오르톰비나는 오를린스키를 롤렉스의 일원으로 맞이하기로 한 결정도 반긴다. 그는 “그는 우리 공연 시리즈의 새로운 볼거리 중 하나였고,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라며 “우리 환경은 향수에 지나치게 젖어 있지만, 1950년대 마리아 칼라스가 등장했을 때 오페라계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다. 이제 오를린스키 같은 사람이 있으면 젊은 관객이 막 앞에 앉아 과거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오르톰비나는 이것이 오늘날 라 스칼라 관객의 3분의 1이 35세 미만인 이유라고 본다. 그는 이러한 인구층이 오를린스키 같은 젊은 스타들의 매력에 부분적으로 이끌린 결과라고 설명한다. 오를린스키는 라 스칼라 리사이틀 마지막에 즉흥적으로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였고, 관객은 환호로 화답했다.
오를린스키가 시계 홍보대사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거나 즉각적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손목시계를 차지 않았다. 그는 “시계를 늘 좋아했지만, 18세 때 삼촌에게 받은 시계를 잃어버렸다”며 “리허설에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시계가 없어진 것을 깨달았고, 다시는 시계를 가질 수 없다고 스스로 벌을 줬다”고 말한다.
오페라 스타가 롤렉스 브랜드 홍보대사가 되면서 이러한 자책성 처벌은 끝났다. 그는 전 세계에서 시계 제조사를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받은 뛰어난 음악가들로 구성된 홍보대사 명단에서 16번째이자 최연소 인물이다.
롤렉스가 브랜드 앰배서더를 지칭하는 ‘테스티모니’에는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 경,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베이스 바리톤 브린 터펠 경도 포함된다. 이 명단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 지휘자 야니크 네제 세갱,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 같은 비가수 인사들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린스키는 시계 제조사의 다른 남성 오페라 홍보대사들과는 대부분 다르다. 이들 5명 중 4명이 테너인 반면, 그는 카운터테너로 여성 콘트랄토에 해당하는 음역을 지녔다.
카운터테너의 높은 음역은 전통적으로 대형 극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져 왔지만, 올린스키는 라 스칼라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 다음 날 아침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절친한 친구이자 지난 12년간 자신의 고정 피아니스트로 함께해온 미하우 비엘과 이 극장 역사상 최초의 카운터테너 리사이틀을 선보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미국 등 먼 곳에서 찾아온 관객을 포함해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앙코르를 5번이나 요청했다.
이는 22회 공연 투어의 마지막 무대였으며, 장소가 지닌 중압감 때문에 올린스키가 “엄청나게 긴장했던” 공연이기도 했다. 그는 주요 공연장 무대에는 이미 익숙하고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노래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는 롤렉스 홍보대사로 선정된 일이 특히 특별했다고 말한다. “이미 다른 시계 브랜드들로부터 연락을 받았지만, 그들은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일회성 협업을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그가 말한다. “왠지 롤렉스에서도 연락이 올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실제로 제네바 사무실을 방문해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고 무척 애써야 했죠. 롤렉스는 사람을 정말 꼼꼼히 살펴봅니다. 일단 그곳에 들어가면 1~2년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홍보대사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제가 처음 알아차린 것은 진정한 가족 같은 분위기였어요.”
이제 금으로 된 롤렉스 시계를 자랑스럽게 차고 다니는 올린스키는 말을 이어갔다. “그들은 제가 고를 수 있도록 많은 시계를 보여줬지만,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저는 여행을 너무 많이 다녀서 날짜가 언제인지 거의 모를 때가 많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것도 정말 지겨워요. 그러니 데이데이트여야 했죠.” 그는 무대에 설 때 거의 변함없이 신는 초록색 양말과 어울리는 시계의 초록색 다이얼을 다정한 눈길로 바라봤다.

롤렉스의 오페라 후원은 오를린스키 같은 공연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예술 이니셔티브를 통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파리 오페라극장,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론 극장 등 전 세계 10개 공연장을 지원하는 데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은 수백만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다.
2020년부터 이 브랜드는 프란츠 리스트의 개인 피아노와 19세기 오페라 스타 주디타 파스타에게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선물한 의례용 검 등을 소장한 라 스칼라의 8개 전시실 규모 박물관도 후원해왔다.
극장과 별도로 마련된 무대·의상 작업장 및 보관 시설을 모두 합치면 라 스칼라는 약 1,000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45만 명의 관객을 유치하고 있음에도 생존을 위해 후원에 크게 의존한다.
분절된 시장을 연결해 기회를 포착하는 데 앞장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