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MPS, 한 건보다 세 건의 인수가 낫다고 판단
두 은행을 합치는 일도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 네 곳을 합치려 한다면 그야말로 마법 같은 발상이 필요하다.

원치 않는 인수 제안을 받은 기업에는 선택지가 많다. 협상에 응하거나, 버티거나, 필사적으로 방어할 수도 있고, 완전히 황당한 일을 벌일 수도 있다. 이탈리아의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onte dei Paschi di Siena)는 마지막 선택지를 택한 듯하다.
현재 더 큰 경쟁사인 Intesa의 인수 추격을 받고 있는 세계 최고령 은행은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덩치까지 크게 키우는 편이 주주들과 이탈리아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앞서 독립 경영 전망이 마음에 든다고 주장했던 MPS는 이제 두 은행을 동시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중견 은행인 Banco BPM과 자산관리사 Banca Generali가 그 대상이다.
이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 MPS는 매력적인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곁들여 두 회사에 대한 공식 제안을 내놓았다. MPS의 설명에 따르면 세 회사의 합병으로 고객 대출 규모 기준 이탈리아 2위 은행 그룹이 탄생한다. 합산 시 시가총액은 약 700억 유로로, 영국의 Barclays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현지 대형 은행인 인테사와 유니크레디트에 맞설 ‘제3의 축(terzo polo)’, 즉 세 번째 대형 은행 구상을 선호해왔다. 재무부는 MPS 지분 4.9%를 아직 보유하고 있으며, 로마는 과거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은행 간 합병을 막은 전례가 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MPS가 “분할 매각”되는 결말을 맞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3자 결합이 재정적으로도 어느 정도 매력적이다. 이 은행은 중복 비용 12억 유로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약 84억 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한다. 합병 전에 지급되는 40억 유로의 특별배당을 감안하면, 렉스의 계산상 MPS가 신설 법인에서 보유할 50% 지분의 가치는 400억 유로를 웃돈다. 이는 최근 시가총액보다 15% 높은 수준이다.
대략적인 계산은 제쳐두더라도, 이 구상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다. 우선 MPS가 BPM과 제네랄리에 제시한 가격은 상당히 인색하다. 한때 회의적이었던 크레디 아그리콜도 주주로 있는 BPM은 무프리미엄 합병을 받아들이게 되며, 제네랄리에는 합병 제안 전 주가에 고작 10%의 프리미엄만 붙는다.
가장 놀라운 점은 MPS가 사실상 4자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사 메디오방카를 인수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은행을 통합하는 일도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데, 같은 일을 네 곳을 대상으로 시도하려면 정말 마법 같은 발상이 필요하다.
MPS가 인테사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아내려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렉스는 앞서 인테사가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도 수십억 유로를 더 지불할 수 있다고 계산한 바 있다. 지금까지 MPS의 접근법은 비교적 절제돼 있었으며, 소폭의 프리미엄과 자체 전략 계획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래서 이 새롭고 황당한 방어 논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출기관의 이사회가 인수를 피하기 위해서라면 거의 무슨 일이든 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주들이 인테사의 견해에 더욱 공감하게 만들 수 있다.
camilla.palladin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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