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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 러시모어산의 다양한 의미를 외면하다

사우스다코타주의 블랙힐스는 라코타족의 우주관과 정체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Matthew Davis2026년 8월 11일763 단어원문 ↗

매슈 데이비스

게시일 2026년 8월 11일

저자는 『산의 전기: 러시모어산의 탄생과 의미』의 저자다

러시모어산 국립기념관의 100년 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그곳에서 두 차례 연설한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다. 6년 간격으로 독립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진 그의 연설은 러시모어산을 배경으로 미국의 역사와 예외주의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활용됐다.

사우스다코타주 블랙힐스의 10억 년 된 화강암에 새겨진 네 명의 대통령 조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에 토템이 있다면, 단연 러시모어산일 것이다. 공간이 없기는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얼굴을 추가하자는 아이디어를 거듭 제기해왔다.

하지만 이곳은 라코타 네이션에게 신성한 땅에 조성됐고, 1868년 미국과의 조약에 따라 라코타 네이션의 영토로 보장된 곳이기도 해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이 기념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그 의미가 변해온 가장 최근의 형태일 뿐이다. 러시모어는 ‘민주주의의 성지’부터 자유의 상징, 집단학살의 표상이자 시위의 장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로 규정돼왔다.

러시모어는 의미가 변할 때마다 계속해서 ‘국립’ 기념물이라는 지위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두 번째 연설 이후 러시모어는 단 하나의 서사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의 복잡한 역사를 반영할 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

정치적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러시모어산은 경제 프로젝트로 구상됐다. 1920년대 사우스다코타의 상품시장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경제 다변화를 모색하던 주 역사학자 도언 로빈슨은 당초 미국 서부와 관련된 인물들, 즉 라코타족 지도자 레드 클라우드, 미국 서부를 탐험하기 위한 원정대를 이끈 메리웨더 루이스와 윌리엄 클라크, 그리고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중령의 얼굴을 조각하자고 제안했다.

로빈슨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주 경제를 활성화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조각가 거천 보글럼을 고용하면서 러시모어는 경제 프로젝트에서 정치 프로젝트로 탈바꿈했다.

보글럼은 엄청난 자아와 논란 많은 정치관을 지닌 재능 있는 조각가였다. 그는 애틀랜타 외곽 스톤마운틴 남부연합 기념비의 수석 조각가로 일한 뒤 사우스다코타에 왔다. 쿠 클럭스 클랜은 1915년 11월 스톤마운틴에서 재창립됐으며, 보글럼의 작업과 정치관은 이 조직과 깊이 얽혀 있었다.

그러나 1925년 초, 클랜은 금전 문제로 보글럼을 해고했다. 6개월 뒤인 10월 1일, 그는 러시모어산의 첫 봉헌식에 참석해 이곳을 미국 제국이라는 이념에 바쳤다. 보글럼은 자신의 작품이 미국의 팽창을 기리는 헌사가 되기를 원했으며, 미국의 정치 체제가 서구 문명의 정점이라고 믿었다.

트럼프가 반응하는 러시모어산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즉 ‘명백한 운명’의 정당성과 미국의 정치적 기획이다. 그가 이곳에서 한 두 차례의 연설은 이러한 비전을 반영하는, 미국 역사의 순화된 모습을 제시했다. 모든 나라에는 애국심과 이상화된 자아를 기리는 기념물이 있다. 그러나 이런 기념물이 어디에 세워졌는지는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만큼이나 중요한 경우가 많으며, 트럼프의 연설은 블랙힐스의 복잡하고 고통스러운 역사를 외면했다.

라코타족은 블랙힐스를 ‘존재하는 모든 것의 심장’이라고 부르며, 이는 라코타족의 우주관과 정체성에서 블랙힐스가 차지하는 중심성을 반영한다. 라코타족은 인근의 윈드케이브가 자신들이 세상에 나타난 장소라고 믿으며, 블랙힐스에는 영적·역사적 울림을 지닌 장소가 가득하다.

그러나 블랙힐스는 라코타족 정치에서도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미국과 라코타 네이션 사이에 체결된 1868년 포트래러미 조약은 오늘날의 사우스다코타주 서부와 블랙힐스를 포함한 지역을 라코타족에게 넘겼다. 그러나 이 조약은 10년도 지나지 않아 폭력적으로 파기됐다. 1874년 그곳에서 금이 발견되고 1876년 리틀빅혼 전투가 벌어진 뒤 미국이 블랙힐스를 강탈한 것이다.

이는 라코타족에게 파괴적인 시기를 열었다. 1890년 운디드니 학살, 토지 강탈과 보호구역 조성, 기숙학교 설립 및 그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말살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이 모든 일은 러시모어산의 그늘에서 벌어졌으며, 블랙힐스는 강탈당한 땅을 돌려달라는 라코타족의 요구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미국의 팽창과 예외주의의 어두운 면인 이 역사는 트럼프의 두 연설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러시모어산이 1925년 보글럼의 최초 헌정식에서 2026년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념물이 상징하는 바는 좀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다. 미국 독립선언 250주년을 기념하는 트럼프의 미국을 상징하는 듯한 것이 300주년에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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