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글로벌 채권 매도세 촉발
브렌트유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의 장기 급등과 금리 전망의 재설정이 우려되고 있다.

런던의 이언 스미스와 에밀리 허버트, 뉴욕의 케이트 두기드
수정일 2026년 7월 24일 01:38
FT 최고의 트레이더가 될 수 있을까요?
배럴당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며 인플레이션 충격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진 가운데, 목요일 글로벌 채권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주요국의 차입 비용이 올해 최고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3%포인트 상승한 3.21%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18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따라 중앙은행 금리에 대한 전망이 재편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공습이 격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원유 해상 운송을 위해 완전히 재개통되고 세계 경제가 장기적인 에너지 위기를 피할 수 있으리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산산이 무너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무장세력은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봉쇄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목요일 원유 가격은 7주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RBC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시장전략 책임자인 마이크 벨은 “투자자들은 그저 앞으로 나아가 호르무즈에 관한 일을 잊고 싶어 했지만, 그것은 늘 희망적 사고처럼 느껴졌다”며 “모래 속에 머리를 묻는 것은 정치적 위험에 대처하는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렌트유가 7월 초 배럴당 70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목요일 101달러까지 오르면서, 유가 상승과 함께 수익률도 올랐다.
글로벌 부채시장에서 기준 차입금리를 정하는 벤치마크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4.71%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5월에 기록한 기존 전시 최고치인 4.69%를 넘어섰다.
이번 주 다른 글로벌 채권 수익률도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에 닿았다. 이에 상응하는 영국 국채(길트) 수익률은 목요일 0.07%포인트 상승한 5.10%로, 여전히 5월 고점에는 못 미쳤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채권 수익률은 상승한다.
유가가 5월 기록한 배럴당 126달러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지만, 투자자들은 디젤·휘발유·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수익률 상승이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급등세의 장기화를 시장이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쟁 중 차입 비용이 상승세를 보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앙은행 정책이 정상화되면서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오른 상황까지 겹치면서, 부채가 많은 정부들에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주 피치 레이팅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영국, 캐나다는 올해 정부 세수의 약 8%를 부채 이자 비용으로 지출하고, 미국은 거의 12%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치는 전쟁이 “GDP 성장 둔화, 이자 비용 증가, 일부 국가의 경우 중간 수준의 에너지 보조금을 통해 올해 [선진국 시장의]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한 데 대해 금리 결정권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단서를 찾기 위해 잇따른 중앙은행 회의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유가가 처음 상승세를 보였을 당시 동원됐던 석유 재고가 이번에는 보호막 역할을 덜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달 연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상황이 다시 악화될 경우 각국의 전략비축유 방출과 같은 “이전에 부분적으로 완화책으로 활용됐던 수단이 가격을 낮출 여지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유가 급등 이후 금리를 인상한 유럽중앙은행(ECB)은 목요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으며 에너지 충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완전히 나타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파생상품 시장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내년 4월까지 최소 두 차례 추가적인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1월까지 0.25%포인트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이란 분쟁 이전의 전망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당시 트레이더들은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Fed의 매파적 전환도 금리 상승 전망을 부추겼다. 신임 Fed 의장 케빈 워시는 지난달 첫 정책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돼 있음을 내비쳤으며, 금리 인하를 오랫동안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미국이 1969년 이후 가장 적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발표한 뒤 목요일 Fed의 금리 인상 전망과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7월 18일까지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만2000건 감소한 18만7000건에 그쳤다.
분석가들은 탄탄한 노동시장과 호황을 보이는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Fed가 금리를 인상하면서도 미국 소비자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은 소폭 상승했다. 미국 2년물 인플레이션 스와프 금리는 지난주 2.27%에서 2.34%로 조금 올랐다.
바클레이스의 미국 인플레이션 전략 책임자인 존 힐은 “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은 하락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Fed가 반드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인플레이션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레이 더글러스의 데이터 시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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