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벽에 부딪힌 한국 메모리칩 ‘기적의 종목들’
아무리 확고한 호황론자라도 이제는 미묘한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

게시 9시간 전
FT 최고의 트레이더가 될 수 있을까요?
때로는 운이 따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난 1년 동안 메모리칩 제조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마치 반복해서 룰렛의 검은색에 전 재산을 거는 것과 같았다. AI 관련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이익 전망치와 목표주가, 주가 자체도 치솟았다. 하지만 분위기는 바뀌었고, 칩 호황을 가장 굳건히 믿는 사람조차 이제는 사안을 보다 미묘하게 바라봐야 한다.
수요일 서울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가는 호황을 누린 매출과 영업이익이 과열된 전망치를 밑돌면서 10% 급락해 최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 SK하이닉스 주가는 5주 만에 50% 하락했으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급격한 변동 속에서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가 이제 저평가돼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2년 후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이 3배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수치는 SK하이닉스가 전망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제에 달려 있으며, 이는 적어도 그때까지 구매업체들에 대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생산업체들이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 존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것이 결코 당연한 일은 아니다. 앤트로픽이나 구글 같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경쟁을 중단하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달 뉴욕주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및 물 사용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한 미국 최초의 주가 됐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호황을 불황으로 바꾸는 것으로 악명 높다. 비저블 알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028년 말까지 약 1,3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인데, 이는 지난 3년간 투자액의 네 배가 넘는다. 주요 고객과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새로운 관행은, 특히 고객이 선급금을 지급하는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뉴욕에서 27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지 불과 3주 만에 실적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것은 회사의 수정구슬이 너무 쉽게 흐려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리콘밸리가 급선회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는 것은 유용하다. 비저블 알파의 추정치를 기준으로 2028년 예상 이익에서 5분의 1을 줄이면, SK하이닉스의 주가수익배수는 3배가 된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업체 기준으로 그 정도 하락은 완만한 편이다. 반도체 가격이 폭락하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11년 90% 감소했다.
반대로 2028년에 이익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가정해보자. 메모리 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가격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면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배수 5배에 거래되는 셈으로, 10년 평균인 약 7배에 더 가까워진다. 그렇다고 SK하이닉스가 나쁜 투자처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자동으로 계속 상승하는 종목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jennifer.hughes@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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