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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작별 메시지의 기술

은퇴 발표는 성공한 전문가들이 그저 일을 그만두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Craig Coben2026년 8월 17일769 단어원문 ↗

크레이그 코번

필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 글로벌 주식자본시장 총괄이다

내가 아는 한 고위 투자은행가가 최근 링크드인에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고객과 동료,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는 사려 깊고 품위 있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직장에서 보낸 30년 동안 좋은 기억과 후회 없는 삶, 그리고 변함없는 사명감과 영향력을 느꼈다고 썼다.

하지만 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사모 투자, 비상임 이사직, 자선 활동, 영화 프로젝트, 와인 프로젝트, 그리고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서의 협업 등 앞으로 추진하고 싶은 모든 일을 줄줄이 열거했다. 여름이 지나면 추가 소식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퇴 생활은 꽤나 분주할 듯했다.

어떤 면에서 그의 메시지는 현대 담론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장르 중 하나인 가족 크리스마스 편지를 떠올리게 했다. 해마다 성탄절 무렵이면 우리는—대부분 미국인 친구들이지만 꼭 그들만은 아니다—12개월 내내 이어진 성취를 나열한 타자 편지를 받는다(“Ben은 Columbia에 입학했고, Jessica는 하프마라톤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우리는 Svalbard 탐험에서 북극곰을 봤다” 등). 편지는 내년의 흥미진진한 계획과 원대한 기대를 밝히며 끝난다. 문장 하나하나는 흠잡을 데 없고, 흥미롭기까지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이 메시지는 자서전을 자기 성인전으로 바꿔놓는다.

퇴직 게시물도 비슷한 공식을 따른다. 먼저 감사의 뜻을 밝힌 다음, 다양한 경력상의 성취를 열거하고(대개 약간의 자조적인 아이러니를 곁들인다), 새로운 기회를 강조하며, 앞으로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할 테니 모두 지켜봐달라고 한다.

요즘은 퇴직에도 법적 면책 조항이 따라붙는 듯하다. “직장을 떠날 뿐, 나는 여전히 중요한 사람입니다. 정말로요!” 퇴직은 정당화되어야 한다. 그냥 일어날 수는 없다. 전략과 계획이 있어야 한다.

아마도 엘리트 전문직이 ‘충분함’이라는 개념과 불편한 관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직업들은 끊임없는 발전과 추진력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거래 하나를 성사시키면 또 다른 거래를 좇아야 한다. 매니징 디렉터가 되면 이제 그룹 헤드 자리를 노려야 한다. 상당한 보너스를 받으면 내년에는 더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해 더 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다른 고소득 전문직과 마찬가지로 투자은행업계에는 자신이 하는 일을 곧 자신의 정체성으로 만들어버리는 습성이 있다. 일은 정체성의 큰 부분이 되고, 자신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감각이 뿌리 깊게 자리 잡는다. 당신이 나서서 밀어붙이지 않으면 일이 도무지 진행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퇴임 소식이 발표되는 순간, 도취될 만큼 황홀한 기분이 든다. 회사 전체에 메모가 발송된다. 통신사와 업계 잡지가 그 소식을 받아 보도한다.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진다. 짧은 오후 동안, 당신은 자신이 관심의 중심에 있다는 코페르니쿠스 이전의 착각을 만끽한다. 모두가 당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당신을 칭찬하며, 계속 연락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개찰구를 통과한다. 당신이 무엇을 성취했든 회사는 당신 없이도 계속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누군가는 당신의 사무실을 차지하고, 경영진은 당신의 고객들을 재배정한다. 조직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당신을 잊는다. 길가메시처럼, 결국 불멸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런 퇴임 발표문 가운데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충분히 잘해왔고, 이제는 그만하겠습니다. 하스타 라 비스타, 베이비”라고 간단히 말하는 글은 그토록 드물다. 대신 이런 글들은 아카데미상 수상 소감과 닮아 있다. 고객, 동료, 가족을 의무적으로 줄줄이 호명하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기색이 어느 정도 배어 있다는 점까지 똑같다. 하지만 장황한 오스카 수상자들을 무대에서 내려오게 하려고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는 것과 달리, LinkedIn에는 그에 상응하는 장치가 없다.

그래서 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이 된다. 새로운 사업, 새로운 역할, 새로운 이정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퇴임 게시물은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속편의 예고편으로 밝혀진다.

물론 깔끔하게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떠나고, 우리는 다시는 그들 소식을 듣지 못한다. 금융은 그들이 수년 동안 해온 일일 뿐이며,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소수다.

은행을 떠난 지 4년이 됐을 때, 거의 모든 사람이 다음에는 무엇을 할 거냐고 물었다. 그게 첫 번째 질문이었다. 업계를 떠나게 되어 기쁜지 묻는 사람은 좀처럼 없었다. 지금도 사람들은 내가 아직도 그 ‘게임’을 그리워하며 돌아갈 생각을 하는지 묻는다. 누군가 단순히 한 번의 경력으로 충분하다고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래서 이런 은퇴 발표에는 늘 제2막이 약속된다. 발표하는 사람들이 허영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멈추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는 직업에서 30년을 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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