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계약서에 ‘예’라고 답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커플들
이런 식으로 관계에서 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일이 보편화된다면, 나는 대찬성이다.

클레어 배럿
테일러 스위프트에게도 혼전계약서가 있었다고 한다. 두아 리파도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올여름 여러분이 초대받은 결혼식에서 결혼하는 커플들 역시 혼전계약서를 작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혼전계약서다.
혼전계약서는 더 이상 부유층과 유명인만을 위한 재산 보전 수단이 아니다. 각자 명의로 축적한 자산, 특히 ‘엄마 아빠 은행’에서 받은 증여 자산을 보호하려는 중산층 커플이 늘면서 혼전계약서가 대중화되고 있다.
디지털 법률 서비스 업체 아미커블은 다음 달 일반 커플을 대상으로 한 혼전계약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영국의 5조5,000억 파운드 규모 부의 이전이 계속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시장에 진입하는 여러 저가 업체 중 하나인 아미커블은 커플당 1,500파운드 미만부터 요금을 책정할 예정이며, 이는 전통적인 로펌들이 부과하는 5,000~1만 파운드와 비교된다.
최종 비용과 부부가 취할 방식은 분명 자산의 규모와 각자의 사정이 얼마나 복잡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특히 젊은 부부들은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이 재정적으로 어떤 상황에 있는지 서로 명확히 밝히고 싶어 한다. 결혼재단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8~35세 영국 커플 5쌍 중 1쌍은 이혼할 경우 자산과 부채, 기타 재정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합의하기 위해 혼전계약서를 이미 작성했거나 작성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전계약서를 작성하든 그렇지 않든, 더 이른 단계부터 재정 문제를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나는 강력히 동의한다. 두 사람이 두려움이나 어색함 없이 돈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으면 관계는 더욱 단단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커플이 얼마나 많은지, 결혼한 부부를 포함해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 주제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아 다음 책도 이 문제를 다뤘으며, 내년 봄 출간될 예정이다.
커플들에게 내 조언은 이렇다. 인생은 짧다. 서로 돈 이야기를 나눌 때 편안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려면, 가능한 한 빨리 일상적인 대화에 돈 문제를 자연스럽게 끼워 넣어라. 데이트 두 번과 노래방에서 함께 보낸 저녁 한 번 뒤에 서로 재정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적어도 그때 관계를 끝낼 수는 있다! 하지만 돈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전에 동거를 시작하거나 아이를 갖게 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관계를 정리하는 일은 그만큼 간단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들어온 바로는, 혼전계약서를 작성할 가능성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배우자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그렇게 하는 일은 비로맨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대화를 시작하기도 어색하다. “나를 믿지 못하겠어?”라는 반응이 흔히 나온다. 불신이 동기가 아니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재정적 독립을 지키고 싶어서라는 점, 그리고 그것이 두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안심시켜 설명하라.
커플들이 늦게 결혼하면서, 결혼할 때 이미 각자 경력과 투자자산, 연금, 저축은 물론 자신의 사업체를 일구고 주택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 다른 디지털 법률 서비스 업체인 위눕(WeNup)과 아미커블(Amicable)은 부모가 주택 구입 자금을 증여하는 것이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말하지만, 재혼하는 사람들도 상당한 고객층을 형성한다고 전했다. 이들의 첫 이혼 경험이 일찍 합의해두는 것의 가치를 보여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혼전계약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다만 이는 변화하는 가족 형태를 반영하기 위해 정부가 현재 의견을 수렴 중인 여러 조치 가운데 하나다. 이혼 법원은 합의 내용이 공정하고 엄격한 법적 보호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상당한 비중을 둔다. 그 요건 중 하나는 모든 금융자산을 처음부터 완전히 공개하는 것인데, 많은 커플은 이혼 절차를 시작하고 나서야 이를 알게 된다. 관계 안에서 재정을 분리해 관리하는 것은 특히 자녀가 없는 커플 사이에서 이미 일반적인 관행이 됐다.
아미커블의 공동 창업자인 케이트 데일리는 감정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논의하는 것보다, 관계가 가장 안정적이고 소통의 통로가 활짝 열려 있을 때 무엇이 공정한 재산 분할인지 이야기하는 편이 훨씬 쉽다고 말한다. 매우 현명한 누군가가 한때 말했듯, 결혼하는 사람과 이혼하는 사람은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끝까지 함께하는 커플들에게, 서로가 연금과 다른 투자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은퇴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두 사람 모두 재무계획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공정성 심사 때문에 혼전계약서는 단기간의 결혼에서 가장 효과적인 경향이 있다. 부들 해트필드(Boodle Hatfield)의 가족법 부문 책임자인 에밀리 브랜드는 잘 작성된 계약이라면 양 당사자가 재산을 대부분 온전히 지닌 채 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관계가 오래 지속될수록 재정 상황은 더 크게 변할 수 있으며, 특히 자녀가 생기면 더욱 그렇다. 계약이 당사자들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법원은 이를 무효화할 권한이 있다. 변호사들이 다양한 상황과 해결책을 예상할 수는 있지만, 현실이 언제나 그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더 많은 커플이 더 이른 단계에 자문했으면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자녀가 생긴다면 두 사람 중 한 명이 일을 그만두거나 경력을 한 단계 늦출 것인가? 부모가 되는 데 따른 영향과 보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가족 재정은 어떻게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을까?
최근 런던 금융가에서 젊은 트레이더들과 점심시간에 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참석한 젊은 남성들은 런던의 종일제 보육시설 비용이 세후 급여에서 하루 100파운드나 쉽게 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그중 한 명은 이것이 매우 효과적인 피임법이라고 농담했다.
그리고 출산휴가로 인한 소득 충격, 보육비, 그리고 이른바 ‘모성 페널티’의 지속적인 영향으로 재정이 틀어진 평범한 부부를 내가 몇 쌍이나 만났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돈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이런 문제들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더 나은 계획과 재정에 대한 팀 접근법은 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이는 돈을 둘러싼 잠재적인 다툼도 줄여준다. 돈 문제가 이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나와 결혼해줄래, 줄리엣? 먼저 혼전계약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Claer Barrett는 FT의 소비자 담당 에디터다. claer.barrett@ft.com 인스타그램 @ClaerB
자산운용사들이 성장·상품·판매 전략을 재고하는 방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