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의 초능력
유동성이 기업들을 다시 공개시장으로 유인하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로버트 버클런드
2026년 7월 11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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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Engine AI와 Investa의 선임 고문이며, 씨티그룹의 전 글로벌 주식 수석 전략가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기대수익률과 낮은 공시 변동성 때문에 사모시장에 매력을 느껴왔지만,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종종 어렵다. 암묵적으로 감수해온 이러한 유동성 희생이 한계에 도달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공모 주식시장은 무적처럼 보였다.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과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했고, 기업에는 저렴한 자본과 강력한 인수 수단을 제공했다. 주식화는 전방위로 이뤄졌다. 정부는 민영화에 나섰고, 상호회사들은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기업들은 앞다퉈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다른 어떤 자산군도 경쟁할 수 없었다.
그러다 2000~2003년 약세장이 찾아왔다. 투자자들은 유동성에도 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시가평가되면서 손실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뚜렷하게 드러났다. 연기금, 보험사, 개인투자자, 규제당국은 이 경험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변동성이 더 낮은 자산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한 가지 대안은 채권이었다. 또 다른 대안은 높은 기대수익률과 완만한 공시 성과 변동을 매력적으로 결합한 사모자산이었다. 여기에는 끔찍한 시가평가 변동이 없었다. 단점은 낮은 유동성이었다. 투자금을 회수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매일 포트폴리오 가격이 매겨지는 횡포를 피하기 위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희생으로 여겼다.
기업들은 자금을 따라 움직였다. 빠르게 성장하는 젊은 기술기업들은 IPO를 하지 않고도 사업 확장을 계속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모 주식시장의 부담스러운 공시 요건과 변동성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더 성숙한 상장기업들은 전통적인 사모펀드(즉, 벤처캐피털이 아닌 펀드)에 의해 상장폐지됐다. 저렴한 부채를 활용해 재무제표의 레버리지를 높였다. 배당 재자본화를 통해 스폰서들은 현금을 회수해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제로금리 시대에는 레버리지가 유동성을 부분적으로 대체했다.
한편 공모 주식시장도 변하고 있었다. 패시브 펀드에는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이들은 대개 IPO를 피하고, 추종하는 대형주 벤치마크에 편입될 만큼 기업이 커지고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공모 주식시장은 점점 젊은 기업을 키우는 온실이 아니라 거대하고 오래된 기업을 보관하는 창고가 됐다. 전통적인 중형주 IPO는 역사적으로 이를 지원해온 액티브 운용사들과 함께 쇠퇴했다.
월스트리트는 언제나 돈을 따라간다. 비용에 집착하는 패시브 주식펀드는 운용보수에 성과보수를 더해 부과하는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 펀드보다 수익 기회가 적다.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의 더 높은 기대수익률과 더 완만한 평가 변동을 얻는 대가로 공모 주식의 유동성을 희생했다. 비상장기업은 더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로 남았다. 공모시장이 위축되는 동안 사모시장은 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공개 시장 모델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차 시장에서는 AI 붐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벤처캐피털 초대형 펀드들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 보인다. 2차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공개시장 밖에서 유동성이 제한된다는 점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오래된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싶어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는 2차 매각과 컨티뉴에이션 펀드 등 이를 돕기 위한 영리한 방법들을 고안해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금융공학의 냄새를 풍기고, 이해상충이 곳곳에 존재하며, 지속 가능하려면 계속해서 신규 자금이 순유입돼야 한다.
유동성이 다시 매력적인 요소가 된 듯하다. 스페이스X, 앤스로픽, 오픈AI에 1차 유동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들 주주에게 2차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공개시장뿐이다. 이들 기업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를 유지했지만, 최근의 이 같은 초대형 IPO는 불가피했다. 상장하면 인수 대가로 주식을 활용하기도 더 매력적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주식 전량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마침내 공모 주식 투자자들에게 대형 미국 기술주의 새로운 공급이 제시되고 있다. IPO를 꺼리던 패시브 펀드들까지 참여하고 있는데, 지수 제공업체들이 이 신규 상장 종목의 편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들도 공개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알파벳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주식을 발행했다.
하지만 이 귀중한 유동성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에 쌓이고 있는 보다 성숙한 중형주 기업들의 경우 IPO 시장은 여전히 잠들어 있다. 물론 공개시장이 매수할 의향을 보이는 가격대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 수준은 PE 펀드들이 매각을 원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보다 훨씬 낮다.
그리고 이 유동성이라는 초능력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잊지 말자. 주가는 매일 오르내린다. 비공개 시장 투자자들은 이제 막 그 현실을 다시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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