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억만장자들’은 위험을 갈망한다—그것이 이들의 몰락을 부를까?
젊은 투자자들은 노후 자금을 AI 챗봇에 맡길 가능성이 훨씬 높다.

당신은 시간 억만장자인가? 자격을 갖추려면 기대수명이 최소 10억 초는 돼야 한다. 평균적인 영국인은 대략 50세 무렵이면 그 지위를 내놓게 된다. 반면 전형적인 16세 청소년에게는 앞으로 써야 할 시간이 20억 초 넘게 넉넉히 남아 있다.
우리는 미국 투자회사 이스트록캐피털(East Rock Capital)의 공동 창업자 그레이엄 덩컨에게서 ‘시간 억만장자’라는 발상을 빚졌다. 그가 만든 이 표현은 언론이 달러 기준 억만장자에 집착하는 데 대한 반론이었다. 그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틀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한다.
무슨 뜻인지 알겠다. 시간은 젊은이들에게 넉넉히 주어진 귀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물질적 자산, 특히 돈에 집착하는 세상에서 시간은 젊은이들에게 별다른 인정이나 신뢰를 안겨주지 못한다. 오히려 젊음은 동기, 자격, 경험, 현금이 부족한 상태의 연속이라고 훈계하기 좋아하는 기성세대에 의해 정의되곤 한다.
던컨은 젊은이들이 막대한 ‘기회의 예산’을 가진 존재라고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나는 기대수명을 초 단위로 나타낸 차트를 그렸다. 연 단위보다 훨씬 관대한 배수다.
여기에 평균적인 영국인의 순자산을 겹쳐 표시한다면, 기대수명이 줄어들수록 순자산 곡선은 대체로 상승할 것이다. 부는 나이가 들면서 시간을 맞바꿀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물론 우리 대부분은 수십억 초로 시작하지만, 수십억 파운드로 삶을 마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투자 규모가 어쩔 수 없이 작더라도 일찍 시작하는 데는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주식시장 수익률은 연간 기준으로는 들쭉날쭉하지만, 장기간에 걸쳐서는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수익을 낸다.
둘째, 수익은 더 오랜 기간 추가 수익을 내도록 놔둘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연 5%라는 보수적인 수익률이 복리로 쌓인다고 할 때, 10년 뒤에는 복리 수익이 투자금의 5분의 2에 불과하다. 20년 뒤에는 증가한 총액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30년 뒤에는 훨씬 커진 펀드의 4분의 3을 이룬다.
지난달 도이체방크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루크 템플먼과 갈리나 포즈드냐코바는 젊은 투자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긴 기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영리하게 분석했다. 보고서 제목인 ‘시간 억만장자들은 더 많은 위험을 원한다’는 던컨의 프레임을 인용한 것이었다.
도이체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열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 선호도는 나이가 들수록 낮아진다. 또한 미국인보다 영국인 사이에서 더 낮다.
지나치게 일반화하자면, 미국인들은 미래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 나 같은 영국인들은 미래가 자신들의 안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젊은 투자자들이 위험을 추구하는 것도 대체로 논리적이다. 수십 년에 걸친 투자는 변동성을 완화하고 복리 효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인공지능이 이러한 자연스러운 성향을 증폭하고 있는지 물었다.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 펀드 선정, 시나리오 모델링에 도움을 받기 위해 필연적으로 AI를 찾고 있다. 보고서는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상호작용은 유창하다는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복잡한 문제가 이해 가능한 것으로 보일 때 사람들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한다.
템플먼은 챗봇의 투자 조언에 문제가 있는 이유가 “사용하는 말투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는 평소 업무에서 선의는 있지만 살짝 약에 취한 연구 조수 같은 역할로 더 자주 접하는 Copilot을 이용해 이를 검증해봤다. 교차 검증을 해보면 Copilot이 찾아주는 데이터 중 상당 부분이 무관하거나 허구인 것으로 드러난다. 그러면 챗봇은 “아, 이런,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식으로 사과한다.
Copilot은 내가 평생 모은 저축의 4분의 1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합리적인 고위험 전략의 범위 안에 있다”며 흔쾌히 지지했다. 챗봇이 처음의 훈계조 반대 입장을 철회하도록 만든 것은 내가 몇 차례 강하게 몰아붙인 프롬프트뿐이었다.
그 일은 젊은 투자자들이 AI가 관리하는 투자에 보이는 열정에 의구심을 품게 했고, 챗봇이 통제를 벗어나는 경향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Deutsche Bank는 설문 대상자들에게 자신의 투자를 관리하기 위해 “생성형 AI가 관리하는 솔루션”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었다. 내게 이는 인간과 기계로 구성된 관리자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처럼 전제를 붙이면, 35세 미만 미국인의 약 80%와 영국인의 60%가 자신의 노후자금을 AI에 맡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거나 “어느 정도 높다”고 답했다.
물론 일부는 안전장치가 내장된 전문 AI 관리 솔루션에 돈을 지불하는 수고를 마다할 것이다. 그들은 손에 가장 쉽게 잡히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이용할 것이다. 이들의 지시는 모호하고, 개인 투자자인 우리가 빠지기 쉬운 온갖 인지 편향으로 가득할 것이다.
AI는 그저 도구일 뿐이므로, 안전성은 사용자의 상식과 훈련에 달려 있다. 숙련된 장인은 전기톱으로 멋진 가구를 만든다. 서투른 사람은 그것으로 손가락을 잘라버린다. AI에 적용했을 때의 문제는 금융 규제 당국이 이미 씨름하고 있는 사안이다.
시간 억만장자라는 개념이 나처럼 현재 시간 예산이 고작 수백만 초 단위로 측정되는 나이 든 독자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그레이엄 덩컨이 제시한 또 다른 개념, 즉 시간을 ‘좁은 시간’과 ‘넓은 시간’으로 나누는 방식에서 어느 정도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좁은 시간은 성가신 의무를 수행하는 데 쓰이기 쉽다. 넓은 시간은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동에 할애된다. 활발한 은퇴 생활을 통해 우리는 넓은 시간은 극대화하고 좁은 시간은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시간 억만장자 지위를 잃는 데 대한 얼마간의 보상이다.
조너선 거스리는 저널리스트이자 자문가이며 『투자의 진실』의 저자다. jonathanbuchananguthr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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