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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트럼프와 FAFO 독트린의 실패

대통령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마침내 그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Gideon Rachman2026년 8월 10일888 단어원문 ↗

기디언 래크먼

2026년 8월 10일 발행

도널드 트럼프는 네 글자 약어를 좋아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마가(Maga)’다. 그와 그의 참모들은 ‘파포(Fafo)’도 즐겨 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생포한 직후, 백악관은 엄격한 표정의 트럼프 사진을 게시했는데, 그 아래에는 파포라는 약어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피트 헤그세스는 지난해 9월 미국의 고위 군 지휘관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적들이 어리석게도 우리에게 도전하기로 한다면, 국방부의 폭력성과 정확성, 잔혹함에 짓눌릴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적들에게는 ‘파포’다. 필요하다면 우리 병력이 그 의미를 설명해줄 수도 있다.” 주변에 미국 군인이 없는 FT 독자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파포는 “설치고 다니다가 된통 당한다(Fuck around and find out)”는 뜻이다.

헤그세스의 연설이 있은 지 불과 몇 달 뒤, 세계는 파포 독트린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란과의 결론 없는 외교에 진력이 난 트럼프는 인내심을 잃었다. 그 결과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격이었다. 이슬람 공화국의 최고지도자와 그의 많은 측근 및 가족들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FAFO 슬로건은 트럼프 행정부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대통령이 완전한 승리를 거뒀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의 전쟁이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으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이란의 고위 지도자들은 이제 미국의 배상금 지급과 이란 인근에서 미군 철수까지 포함해, 새롭고 더욱 야심 찬 요구를 내놓고 있다. 이란 측은 이러한 요구가 터무니없어 보이더라도, 미국이 결국 트럼프의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광범위한 양보를 할 수 있다고 계산하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유해한 사태 전개는 트럼프가 전쟁을 결정한 아마추어적이고 오만한 방식에서 직접 비롯됐다.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에게 설득당해 이란의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믿었다. 트럼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참모진의 경고를 일축했다. 마땅히 진행했어야 할 역내 동맹국 및 유럽 동맹국들과의 통상적인 협의도 하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됐다. 정말 FAFO, 즉 ‘까불면 대가를 치른다’는 말 그대로다.

진정한 놀라움은 트럼프의 결함이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기까지 এ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뿐이다. 허영심과 복수심, 즉흥적 감, 사익 추구에 기반한 의사결정 방식이 재앙으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던 트럼프의 비판자들은 한때 ‘트럼프 망상 증후군’을 앓는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마침내 결산의 순간이 찾아온 듯하다.

현재의 위기가 어떻게 해결되든, 미국의 외교 및 안보 정책에는 장기적인 여파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 역대 행정부는 미국의 ‘신뢰도’를 집요하게 지켜왔다. 대통령이 발언하면 세계가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매일 미국의 신뢰도를 훼손하고 있다. 그는 어느 날에는 이란을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평화가 눈앞에 다가왔으며 이란이 협정을 ‘애걸하고 있다’고 발표하는 악순환에 갇혀 있다.

신뢰성의 문제는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발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이 순항미사일과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체계 같은 핵심 군수품을 심각하게 소진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의 위협을 실제로 이행하기로 결정하더라도, 이란을 상대로 고강도 군사작전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사일 방어망의 공백은 미국이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걸프 동맹국들의 핵심 인프라를 보호할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부 미국의 동맹국들은 스스로를 지킬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은 최근 새로운 방위협정을 발표했다.

트럼프의 발언과 변덕스러운 의사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안보를 넘어 경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한 아시아계 자산운용 전문가가 점점 더 트럼프의 미국을 신흥시장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이의를 제기하자, 그는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정책 변화,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별받을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들이 사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모든 요소가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 자산 보유를 더욱 꺼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런 비판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그가 백악관에 복귀한 뒤 약 18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미국 주식과 자산에 자금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을 내세울 수 있다. 미국 금융시장의 깊이는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미국 경제 역시 유로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고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해당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부채를 매입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필요하다. 최근까지 재정 방만의 대명사였던 그리스조차 이제는 미국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의 연간 이자 지급 비용은 국방부 예산을 넘어섰으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상황을 통제할 진지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언젠가는 이곳에서도 분명히 결산의 순간이 올 것이다. 부채와 재정적자는 FAFO가 적절한 구호인 한 가지 주제다.

gideon.rachman@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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