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 쇠퇴로 의약품·미사일 생산 능력 타격받는 영국
연구 결과,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영국 화학기업의 폐업률이 두 배로 증가했다

피터 포스터, 런던
영국의 첨단 화학 산업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으며, 이는 미사일과 의약품 및 그 밖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영국의 역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새로운 분석이 경고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작성하고 FT가 입수한 이 연구의 사전 공개본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영국 화학기업의 폐업률은 두 배로 상승했으며, 기술적으로 진보한 산업에 공급하는 첨단 화학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보고서는 높은 전기료, 증가하는 규제 준수 비용, 약화되는 국내 공급망, 노후화된 공장, 중국과의 경쟁 등이 상황 악화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은 대량 생산 화학제품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데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최근까지는 더 작은 제조공장을 필요로 하고 영국의 산업 기반에서 생산하기에 더 적합한 특수 화학제품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고성능 화학제품이 항공우주, 바이오제약, 자동차, 전자 등 영국 경제의 첨단 제조업 부문에 핵심적이라고 밝혔다.
Imperial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의 비특수 화학산업은 1990년대 Imperial Chemicals Industries(ICI) 해체 이후 쇠퇴해왔지만, 특수 화학제품 생산의 감소는 “새로운 추세”를 나타낸다.
보고서는 해당 부문이 경제에 기여하는 규모가 2020년과 2025년 사이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Imperial 산하 산업부문 경제성과센터(Centre for Sectoral Economic Performance)의 보고서 주저자인 Thomas Aubrey는 한때 영국 산업의 보석과도 같았던 이 부문의 쇠퇴에 대응하려면 업계와 정부가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고부가가치 화학 부문의 위축은 이제 거시경제 성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이 부문의 생산량은 거의 40% 감소했으며, 이는 경제의 생산성이 높은 산업 기반 중 하나를 약화시켰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올해 후반에 발표될 이 연구는 화학산업협회(CIA)가 3월 당시 총리였던 키어 스타머 경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글로벌 수요 부진과 새로운 녹색세를 비롯한 정부의 “적대적인” 정책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 업계가 “생사의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경고한 뒤 나왔다.
정부는 5월 방위, 제약 및 에너지 부문에 필요한 핵심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재정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3억5,000만 파운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CIA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엘리엇은 임페리얼 연구가 현재 업계가 처한 중대한 기로를 부각했다고 말했다.
“회복력 기금은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했지만, 업계를 건전한 기반 위에 올려놓기에는 아직 작은 첫걸음에 불과합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초 의약품 원료 부족이 부각됐다고 경고하면서, 공장 폐쇄가 계속되면서 필수 의약품 생산을 신속하게 확대할 수 있는 영국의 역량이 더욱 제약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장 폐쇄로 인해 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시약을 외국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상황도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영국의 전략적 군사 자율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탄환, 포탄, 미사일에 사용되는 니트로셀룰로오스 추진제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고농도 질산도 포함된다.
보고서는 “상업용 화학물질과 달리 방산용 소재는 전문 생산시설과 품질 보증, 보안 프로토콜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일단 상실되면 신속하게 복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에 중국의 과잉 생산 물량이 영국 시장에 덤핑되는 상황으로부터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로 인해 영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중국 경쟁업체의 인수에 취약해졌다는 설명이다.
기업·혁신·과학·무역부는 제조업체의 전기요금을 낮추고 식품·에너지·수자원·의료 산업에 핵심 투입재를 공급하는 화학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정부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화학제품 생산업체에 3억5,000만 파운드를 지원하고, 외국산 화학제품 수입에 무역 조치를 시행하며, 높은 전기요금 문제에 대응하는 산업전략을 추진하는 등 화학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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