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400억 달러 규모 원자력 발전 거래의 노심 용융 사고 책임 놓고 충돌
이 프로젝트는 관세 인하를 대가로 도쿄가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약속의 일환이다.

도쿄의 해리 뎀프시, 레오 루이스, 데이비드 키오한, 워싱턴의 드미트리 세바스토풀로
일본이 미국에서 추진되는 400억 달러 규모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이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 영토에서 원자로 멜트다운이 발생할 경우 일본의 대출기관들이 책임을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나에 다카이치 총리는 3월 워싱턴 방문 당시 일본이 자금을 지원하고 산업 협력에 나서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에 차세대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쿄가 미국에 5,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으로 합의됐다. 이 약속은 도널드 트럼프의 ‘해방의 날’ 체제 아래 일본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하 대가로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논의 내용을 잘 아는 4명에 따르면, 원전 사고 발생 시 일본 측이 부담할 수 있는 잠재적 책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은 아직 도쿄와 워싱턴 사이에서 조율 중이다.
이들은 미국 상무부가 국책 금융기관인 일본국제협력은행(JBIC)과 다른 일본 기관들이 잠재적인 원전 사고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구두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러트닉 장관이 일본에 프로젝트와 관련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직접 확약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아직 법적 문서로 명문화되지 않았다. 이를 확정하려면 복잡한 규제 협의가 필요해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일본의 규제 체계에서는 원전 운영자가 모든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원전 소유자를 포함해 더 폭넓은 관계자들에게 재정적 책임이 분산된다.
이번 교착 상태는 일본의 투자 약속 이행을 가로막는 최신 장애물이다. FT와 대화한 당국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 발생한 다른 문제로는 다수의 일본 산업그룹이 미국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주도하기를 거부한 일도 있다.
협상의 불투명한 성격 때문에 미국과 일본 양측 당국자들은 각종 자금 지원 시한이 언제 시작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3월 원자로와 함께 330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시설 2곳 건설 계획도 공개했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일본 국책은행들이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통상적인 45일 시한이 당시에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최근 몇 주 동안 가스발전소 건설을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이 말했다. 그러나 원자로의 경우 일본 협상단은 자금 납입 요청에 앞서 책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FT에 해당 프로젝트의 구조상 일본에는 어떤 책임도 없으며, 이 같은 입장을 도쿄에 한 차례 이상 전달했다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본은 프로젝트 비용을 부담할 뿐,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프로젝트는 미국 연방정부 소유 토지에 건설되고 미국 정부가 100% 소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 측 협상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배제돼 있지 않고, 배제될 수도 없다. 어떻게 면책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무부 관계자는 일본이 상무부에 어떠한 서면 보증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무부 소속 변호사 3명이 7월 15일 일본 당국자들에게 프로젝트가 도쿄에 어떠한 책임도 지우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서면 자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브리핑이 끝났을 때 일본 당국자들은 어떠한 질문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외국을 위해 원자력 관련 책임을 떠안는 것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멜트다운으로 큰 충격을 받은 일본에서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원전 해체와 보상 비용은 약 23조4,000억 엔(1,44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가동 중인 서방의 상업용 SMR은 하나도 없어 프로젝트 실행과 안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SMR과 가스발전소는 일본의 투자 약속에 포함된 두 번째 프로젝트 묶음이다. 첫 번째 묶음인 원유 수출 터미널과 천연가스 발전소 관련 사업은 2월 합의됐다.
일본 당국자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세 번째 프로젝트를 발표하려면 ‘트럼프식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논의 내용을 아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세 번째 프로젝트로 반도체 공장과 석유·가스 수출 터미널을 제안했다. 일본 당국자들은 해당 프로젝트들의 상업적 타당성을 우려하고 있다.
도쿄는 프로젝트 자금이 단계적으로 집행되도록 협상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연간 최대 네 차례 자금 납입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전체 금액을 선불로 제공한다고 명시한 당초 합의와 달라진 내용이다.
사안에 정통한 두 명에 따르면, 2차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Citi와 Morgan Stanley를 비롯한 미국 은행들의 자금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 자금은 일본의 수출신용기관인 Nexi의 보증을 바탕으로 조달된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JBIC, Nexi는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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