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호머는 우리 모두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인가
흥행 수입 10억 달러를 기록한 영화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은 『오디세이아』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

게재일 AUG 14 2026
크리스토퍼 놀란의 블록버스터 영화 <오디세이>가 공개되자 수많은 비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세계 각지의 ‘포도주처럼 검푸른 바다’를 누비는 고전학자들이 할리우드에 맞서 호메로스를 변호하고 나섰다. 놀란 감독은 오디세우스를 고뇌와 죄책감에 짓눌린 21세기 대도시인으로 어설프게 재구성하고, 원작에 등장하는 영광을 좇는 청동기시대 영웅의 복잡성을 벗겨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그는 유머와 섹스, 향연까지 없앴다고 이 서사시의 유명한 번역자 중 한 명인 에밀리 윌슨이 격앙된 어조로 썼다. 한마디로 재미를 빼버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점에서는 그녀의 말이 맞다. 영화는 꽤나 우울하다.)
개봉 이후 영화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공방은 때때로 서사시적 장엄함을 띠었다. 유명 작가들이 놀란의 거의 세 시간짜리 영화적 반론에 앞서 나온 <오디세이>의 수많은 재해석에 대한, 또 다른 유명 작가들의 장문의 반론에 장문의 재반론을 내놓았다. 문학적 결투의 속도감은 호메로스의 또 다른 위대한 서사시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전투 장면의 격렬함을 떠올리게 한다. 일론 머스크 같은 ‘반(反)웨이크’ 전사들이 영화를 공격하는, 더욱 악의적인 비난도 있다. 머스크는 놀란의 인종을 고려하지 않은 캐스팅이 호메로스를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트집 잡기에 낙담할 필요는 없다. 호메로스의 대중화는 거의 3,000년 동안 진행돼왔다. <오디세이>의 배경은 청동기시대 말기이며, 작품은 그보다 수 세기 뒤인 기원전 8세기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 후 이 작품은 서구 문학 정전의 가장 뛰어난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베르길리우스, 단테, 존 밀턴, 제임스 조이스는 모두 폭풍에 휩쓸린 방랑자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모두 호메로스의 묘사를 재해석했다. 2,000년 전 베르길리우스는 아마도 당대의 제국주의적 시대정신에 영합해 자신의 오디세우스에 해당하는 아이네이아스를 이상적인 로마인의 특성으로 채색했다는 이유로 동시대인들에게 — 사적으로나마 — 비난받았을 것이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오디세우스에 불만을 품은 이들에게 묻고 싶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등장하는 모의 영웅 레오폴드 블룸은 그보다 더 “호메로스적”인가?
호메로스의 시가 오래도록 살아남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일리아스》보다도 더욱, 이 작품은 인류의 이야기다. 오랫동안 좌절된 귀향, 복잡한 결혼생활, 서먹한 부자 관계, 낯선 이들을 받아들이는 일, 운명에 관한 이야기다. 공해에서 역경과 맞서는 긴박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역풍에 발이 묶인 오디세우스라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안타까운 유조선 선원들이 자신과 같다고 느꼈을 것이 틀림없다. 권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디세우스는 경쟁하고 때로는 변덕스러운 신들의 명령 사이에서 항로를 잡아야 했다. 중국과 미국의 욕구를 모두 수용할 길을 찾아야 하는 오늘날 수많은 ‘중견국’의 처지도 이와 다르지 않은가?
더 넓게 보면, 거의 3,000년 된 시가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에는 대단히 큰 위안이 있다. 누군가는 《오디세이아》에 묘사된 불확실성의 시대가 대규모 이주와 기후변화, 전쟁의 시대인 오늘날 우리의 불안한 시대를 반영한다고 말할 것이다. 놀런은 대사 속에서 이런 생각을 다소 서투르게 드러내며, 등장인물들은 약탈을 일삼는 ‘바다 민족’을 거듭 언급한다. 그럴 필요는 없었다. 이 이야기는 과거가 이어져 온다는 사실과, 동시에 과거가 현재와 얼마나 다른지를 일깨우는 영원한 상기다. 윌슨의 말처럼 말이다.
위대한 이들도 실수한다는 생각과 호메로스에 대한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부드러운 변주를 빌리자면, ‘놀런도 졸 때가 있다’. 영웅이 말 그대로 석양을 향해 항해해 떠나도록 한 마지막 장면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반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눈부시도록 암울하게 끝난다. 하지만 흥행 성적 앞에서는 토를 달 수 없다. 이 영화는 이미 1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목마 안의 폐소공포증과 키르케의 정당한 분노처럼, 놀라운 영화적 장면들도 담고 있다. 올여름은 호메로스의 여름이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역대 가장 위대한 시 가운데 하나에 대한 암묵적인 헌사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를 축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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