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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이론은 어떻게 미국인의 사고를 사로잡았나

미국 대학을 휩쓸고 초기 ‘문화 전쟁’을 촉발한 지적 운동의 뿌리와 부상, 그리고 도취적일 만큼 강력한 영향력

Jonathan Derbyshire2026년 7월 28일1248 단어원문 ↗

조너선 더비셔

게시됨 어제

1994년, 당시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전공하던 대학원생 에밀리 이킨은 자신의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현재 뉴욕타임스 편집자로 일하는 이킨은 문학적 회고록과 지성사를 우아하게 결합한 매력적인 신작 《The Frenchmen》에서 박사학위를 포기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되돌아본다. 문학 박사학위 소지자는 너무 많은 반면 학계 일자리는 너무 적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읽은 뒤였다. 하지만 그녀가 환멸을 느낀 데에는 또 다른,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쓴다. “결정타는 이론이었다. 나는 이론을 충분히 겪었다.”

‘이론’은 1960년대 프랑스에서 등장한 지적 운동에 미국에서 붙은 이름으로, 미국 대학 인문학계의 면모를 바꾸었으며 그 과정에서 훗날 ‘문화전쟁’으로 불리게 된 초기 충돌의 전투 명분이 됐다.

하버드대학교 학부생 시절 처음 “프랑스인들의 마법에 빠졌던” 이킨은 이론의 기원을 인문과학의 구조주의 혁명에서 찾는다. 그녀는 이 혁명이 “실은 하나 안에 두 개의 혁명이었다”고 주장한다. 첫째, 구조주의자들은 주체성과 선택 능력을 지닌 자아라는 장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적 개념을 비인격적 체계라는 관념으로 대체했다. 둘째, 그들은 언어를 다른 모든 체계 위에 존재하는 지배적 체계로 추앙했다. 이들은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에게서 언어란 긍정적 항을 갖지 않는 체계이며, 단어의 의미는 전적으로 서로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을 받아들였다.

1980년대 이론의 의미와 함의를 둘러싼 갈수록 격렬해진 논쟁은 학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1987년 보수 철학자 Allan Bloom은 유럽 사상가들의 절망에서 비롯된 전문용어의 타락한 영향력을 성토한 책 『The Closing of the American Mind』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오늘날에도 Bloom의 이 탄식은 미국 대학의 현실을 정치적 우파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많은 이들에게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Eakin 같은 학생들에게 서양 형이상학의 근본 전제를 ‘해체한다’는 것은, 철학 전통의 위대한 저작들을 그저 ‘어렴풋이 접해본’ 정도라 해도 도취감을 안겨주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이론에 그토록 완전히 빠져들었던 그녀는 어째서 이론을 버리거나 맹세코 끊어내야 할 ‘위험한 물질’로 여기게 되었을까?

‘The Frenchmen’의 책 표지.

『The Frenchmen』은 이 질문에 답하려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에이킨 자신의 이야기를 비평가 니컬러스 데임스가 “이론 세대”라고 부른 경험을 어떤 식으로든 보여주는 사례로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세대가 대학 시절을 이론이 크게 “탈자연화하고 탈신비화”하려 했던 형식, 즉 사실주의 소설로 자주 묘사한 시대를 보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결혼 플롯』, 조너선 프랜즌의 『The Corrections』, 로리 무어의 『A Gate at the Stairs』 같은 작품을 떠올려보라.)

에이킨은 이론을 거쳐온 자신의 여정을 추적하는 동시에, 이론의 거장들에게 다시 “육체를 부여하고”, 흔히 엄격하고 비인격적으로 전개되는 그들의 이론화 아래에 숨은 “인간적 요소를 되찾으려” 한다. 오누르 에르두르 역시 프랑스 이론의 “식민주의적 뿌리”를 다룬 보다 전통적인 학술서 『School of the South』에서 거의 같은 작업을 시도한다.

에르두르와 에이킨 모두에게, 예컨대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당시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유대인으로 성장했다는 사실, 그리고 비시의 부역 정권이 유대인 학생 정원제를 도입한 뒤 1942년 학교에서 퇴학당했다는 사실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데리다 자신은 이 사건이 자신에게 “정체성의 혼란”을 일으켰으며, 이를 평생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동시대인들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일종의 외부인이었다.

© Gamma-Rapho/Getty Images

이킨이 말하는 ‘프랑스인들’은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데리다와 함께 철학자 미셸 푸코와 질 들뢰즈,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루이 알튀세르, 정신과 의사이자 들뢰즈의 한때 공동 저자였던 펠릭스 가타리, 문학이론가 롤랑 바르트와 폴 드 만이 포함된다.

후자는 사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프랑스어권 벨기에인이었다. 그러나 데리다와의 친밀한 우정은 미국에서 이론이 전개된 이야기의 핵심이며, 따라서 이킨이 여기서 들려주려는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하다. 데리다와 푸코의 때로는 껄끄러웠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1970년대 중반 무렵 프랑스 이론은 미국 동서부 양쪽 해안에 거점을 마련했다. 드 만이 학과장을 맡고 있던 예일대에는 그가 데리다를 초빙교수로 데려왔고,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는 푸코가 샌프란시스코의 게이 목욕탕을 열렬히 후원하는 인물이 됐다.

이킨은 데리다와 푸코가 미국에서 이론이 나아갈 두 갈래의 길을 대표했다고 주장한다. “한쪽 길에는 데리다가 제시한 수사학적 분석, 역설에 대한 집착, 면밀하고 엄격한 텍스트 읽기가 펼쳐졌고, 다른 한쪽에는 푸코가 주창한 ‘담론’이라는 형태의 정치적·사회적 권력에 대한 탐구가 있었다.”

‘School of the South’ 책 표지.

특히 후자는 1968년 5월 파리의 바리케이드에 군림했던 ‘봉기의 분위기’가 남긴 흔적, 즉 빌려온 ‘반항의 냄새’를 풍기는 듯했다. 하지만 실상 이것은 대리 정치, 실제 정치적 영향력은 거의 없었던 일종의 혁명 코스프레에 불과했다.

Derrida와 de Man의 경우, 난해한 언어적 세부사항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처럼 보였던 것이 허무주의 혹은 그보다 더 나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 비판은 전통주의 문학 연구자들이나 보다 신중한 언어철학자들만 제기한 것이 아니었다. 레이건 행정부 2기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 특히 투지가 넘치는 문화 전사였던 William Bennett도 이른바 예일 해체주의 학파를 공격했다. 그는 이 학파가 “우리 문명의 성취에 대해 비뚤어진 수치심을 느끼도록”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Eakin이 지적하듯 Derrida의 관심은 “정전을 내던지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에 있었다는 사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더 나쁜 일도 뒤따랐다. 1987년 한 벨기에 연구자가 1983년에 사망한 de Man이 나치의 벨기에 점령기에 협력주의 성향의 신문에 기고한 글을 100편 넘게 찾아냈다. 그중 적어도 한 편은 노골적으로 반유대주의적이었다.

이 발견은 de Man의 동료와 제자들을 경악하게 했고, 특히 Derrida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Derrida는 친구가 젊은 시절 쓴 글을 고통스럽게, 그러나 결국 설득력 없이 대면하려 했다. 이론의 적들에게 이 폭로는 해체주의의 병리성에 관해 그들이 줄곧 생각해온 모든 것을 단순히 확인해주는 일이었다. Eakin은 이렇게 지적한다. “de Man 폭로의 시점은 이론의 옹호자들에게 이보다 불리할 수 없었으며, 새롭게 부상한 미국 정치 우파가 이보다 더 잘 짜놓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모든 상황에 직면해 냉전 시대 공산주의 배교 회고록의 참회하는 후대 버전을 쓰고 싶은 유혹을 느꼈을 법하다. 그러나 Erdur가 말하는 “이론 때리기”에 Eakin이 실제로 가담하지 않는다는 점은 그녀의 장점이다. 그녀의 책은 “실패한 신”에 대한 부고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도발적인 주장으로 끝난다. 즉 이론이 온갖 과 excesses와 깨진 정치적 약속을 남겼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언어의 복잡성과 모순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이론의 유산이 많은 비판자들이 주장해온 것처럼 “공동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 또는 이론 속에서의 나의 삶》 에밀리 이킨 저, 펭귄 프레스, 35달러, 496쪽

《남부의 학파: 프랑스 이론의 식민지적 뿌리》 오누르 에르두르 저, 앤드루 브라운 옮김, 폴리티, 25파운드, 288쪽

조너선 더비셔는 FT의 미국 오피니언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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