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쟁에서 밀리는 유럽, 그래도 양자 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
영국과 EU는 컴퓨팅 부문 투자에 미국보다 두 배 많은 자금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게시일 2026년 7월 17일
유럽은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 시작하기도 전에 사실상 패배했다. 유럽 대륙의 AI 챔피언에 가장 가까운 기업인 미스트랄이 2023년 첫 투자 유치에 성공했을 때, 오픈AI는 이미 13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뒤였다. 런던에 기반을 둔 딥마인드는 그보다 거의 10년 앞서 구글에 매각됐다. 하지만 다음 경쟁은 적어도 더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급성장하는 양자컴퓨팅 산업에서 유럽은 평소보다 훨씬 큰 비중의 벤처캐피털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은 1분기에 4억4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북미에서 조달된 4억1700만 달러에 불과 근소한 차이로 뒤진 규모다. 북미 투자는 대부분 미국에서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격차가 더 컸다. 유럽의 14억 달러는 북미 전체 조달액의 약 60%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스타트업 업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훨씬 나은 비율이다. 벤처캐피털 전반에서 유럽 기업들이 조달한 금액은 미국 기업들이 조달한 금액의 24%에 불과했다.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상대적 강세가 놀랍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이른바 ‘양자컴퓨팅의 아버지’는 영국의 물리학자다. 하지만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한 사람도 영국인이었고, 그렇다고 영국이 인터넷 기업의 중심지로 도약한 것은 아니었다.
영국과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은 역사적으로 서로 연관된 두 가지 문제에 발목이 잡혀왔다. 유망한 연구를 상업화하는 데 부진했고, 설령 소수의 스타트업이 등장하더라도 이들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동안 각국 정부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려 노력해 왔다. 영국의 신흥 양자기술 기업 중 상당수는 10여 년 전 양자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선견지명 있게 설립된 국가 양자기술 프로그램과 연계돼 있다. 최근 성사된 거래 중 다수는 공공기관에서 분사한 기업과 관련돼 있었다. 옥스퍼드 퀀텀 서킷츠는 옥스퍼드대 물리학과에서 출발했고, 퀀텀 모션은 옥스퍼드대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진이 설립했으며, 쿠블리는 프랑스 CEA-레티 연구소에서 시작됐다.
이 세 기업은 모두 지난 몇 달 동안 공공 및 민간 자금이 함께 참여한 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영국 기업 두 곳은 모두 국영 개발은행인 영국기업은행의 지원을 받았고, 쿠블리는 EU의 40억달러 규모 스타트업 펀드의 도움을 받았다. 피치북에 따르면 영국과 EU가 양자컴퓨팅 투자에 투입하기로 한 금액을 합치면 미국의 두 배에 달한다.
유럽이 강력한 연구 역량을 갖췄지만 상용화에는 취약한 전형적인 패턴을 보이는 듯한 핵융합 등 다른 신흥 분야와 비교해보자. EU에 따르면 유럽은 미국보다 핵융합 관련 과학 논문을 더 많이 발표했지만,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유럽 기업에 대한 민간 자금 조달액은 미국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적어도 양자 분야의 진전은 이러한 통념에 도전하고, 기업 창업과 관련해 미국이 어떤 본질적인 문화적 우위를 갖고 있다는 흔한 주장도 약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유럽은 다른 신흥 기술 분야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구성 요소인 큐비트처럼 양자 산업은 중첩 상태에 있다. 다시 말해 가능한 모든 결과가 여전히 열려 있다. 이것이 유럽 기업들이 결국 승자가 되리라는 보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그들에게 기회가 있다.
nicholas.megaw@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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