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7월 28일 세계 정세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과 무역 불확실성, 기후재난이 경제와 정치 전반을 흔드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은 며칠간 중단됐던 미국과의 직접 공격을 재개하며 중동 주둔 미군을 향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를 “기습 공격 시도”라고 규정했으며, 모든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가운데 미국은 병력을 높은 경계태세에 두고 있어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관세는 해운업에는 단기 호재로 작용했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157억달러, 순이익은 5억2000만달러에서 약 7억7000만달러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4~6월 운송 물량은 중국 수출과 미국 수요에 힘입어 6% 증가했다. 기업들이 미국의 60개 교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 부과와 공급망 차질을 우려해 상품을 미리 비축했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으로 보험료와 연료비가 상승했지만 CMA CGM은 고객에게 할증료를 부과해 일부 비용을 상쇄했다. 다만 물류 부문 영업이익률은 유럽 자동차 산업의 부진 등으로 1년 전 9.9%에서 7.8%로 낮아졌다. 회사는 미국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3분기에도 비축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비축이 언젠가 끝나고 인플레이션이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여전히 CMA CGM 선박 8척이 대기 중이며, 회사는 트럭 운송 등 우회로를 마련하고 있다. 한편 CMA CGM은 14억달러 규모로 페덱스의 제3자 물류 사업 인수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물류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 경제는 표면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구조적 취약성이 깊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연간 성장률은 약 4.3%로 추정되고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지만, 가계 소비가 부진해 산업 생산을 국내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이를 메우는 가운데 민간투자는 감소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도 수요 회복보다는 에너지가격 상승에 주로 기인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공투자와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부동산 위기의 해법과 새로운 부의 창출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임금·저생산성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과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고, 경제에서 국가의 역할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와 낭비성 투자를 해결하고 가계소득과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런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 조만간 열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중간회의가 정부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룰지, 다시 미래로 미룰지를 가늠할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투자 붐은 중앙은행의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경제학자들은 AI가 투자·무역·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세계 경제 전망을 실시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와 정보기술 제조시설 투자는 국내총생산의 0.8%까지 늘었고, 주가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도 소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생산성 향상은 장기적으로 물가를 낮출 수 있고,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는 소비와 노동자의 협상력을 약화할 수 있다.
BIS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먼저 나타나고 디플레이션 효과는 더 늦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통화정책 오판을 경고했다. 중앙은행이 생산성 향상을 과대평가하거나 수요 증가를 과소평가하면 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해 물가를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AI 붐과 물가 압력을 배경으로 이틀간 정책회의를 진행 중이며, 선호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영국에서는 세제와 인프라 개혁 논의가 동시에 제기됐다. 부가가치세는 2025~26 회계연도 약 1810억파운드로 전체 세수의 15%를 차지하는 재무부의 두 번째 주요 세원이지만, 소득과 부에 비해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제안된 개혁은 세율을 올리지 않고 오히려 현행 20%보다 낮추면서 면세를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현재 영국 소비지출의 거의 절반이 부가세 면제 대상이며, 오페라 티켓처럼 부유층이 많이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도 면세돼 결과적으로 고소득층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대신 연소득이 중위소득의 60%인 공식 빈곤선, 약 2만파운드 이하인 가구에는 실시간 환급을 제공해 사실상 부가세를 내지 않게 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는 모든 소비에 동일하게 세금을 부과하되 저소득층을 직접 보호하는 방식으로, 면세제도보다 효율적으로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공공사업에는 예산책임청(OBR)과 유사한 독립 감시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히스로공항 제3활주로는 약 40년째 논의만 이어지고 있고, 고속철도 HS2는 속도보다 수송능력 중심으로 설계했어야 했지만 개통이 수년 지연되며 비용이 마일당 6억파운드 이상으로 거의 세 배 늘었다. 로어 템스 교량 사업도 착공 전 10억파운드 이상이 투입됐다. 독립 전문가 기구가 의회와 국민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세금 사용 효율을 직접 보고하도록 권한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유럽 차원에서는 통신용 주파수를 통합 관리해 AI와 디지털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자는 구상이 제기됐다. 현재 유럽연합은 27개국이 서로 다른 경매 일정과 면허기간, 규제조건을 적용해 통신사업자의 투자 불확실성과 자본비용을 높이고 있다. 5G 주파수 재허가가 진행되고 6425~7125㎒ 대역인 상위 6㎓ 대역의 할당이 예정된 만큼, 회원국의 소유권과 기존 면허는 존중하되 공동으로 운영하는 ‘유럽 주파수 연합’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AI, 클라우드, 방위통신, 산업 자동화가 고용량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만큼 주파수 통합이 유럽의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후변화의 충격은 프랑스와 스페인의 산불로 나타났다. 프랑스 남서부에서는 화재가 스스로 거대한 적란운을 만드는 ‘화재 뇌우(pyrocumulonimbus)’가 최소 두 차례 발생했다. 이 현상은 시속 100마일이 넘는 강풍과 강한 열을 동반하며 번개로 새로운 불을 일으킬 수 있다. 지롱드 지역에서는 화재가 4만2000헥타르를 태웠고, 이는 파리 면적의 네 배다. 프랑스 전역의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11만5000헥타르에 이르며 소방관 두 명이 숨졌다.
약 25만명이 지롱드에서 대피했고 불길은 보르도에 접근했으며, 스페인에서는 산불이 마드리드 방향으로 번졌다. 당국은 비로 일시적으로 불길을 잡았지만 재차 폭염이 예보돼 잔불이 다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겨울과 봄의 강수로 식생이 늘어난 뒤 여름 폭염으로 연료가 되는 ‘기후 채찍질’이 위험을 키운다고 설명한다. 산불이 더 빠르고 넓고 예측 불가능하게 번지면서 기존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자연재해는 일본에서도 발생했다. 규슈 구마모토현에서는 현지시간 화요일 오후 4시27분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도로와 교량, 건물이 무너지고 화재와 정전이 잇따랐다. 야쓰시로의 제지공장에서는 굴뚝 붕괴로 두 명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고 아홉 명이 실종됐다. 붕괴한 주택에서 구조된 한 명은 사망했으며, 가시마의 이온몰에서는 대피 이후 폭발이 발생해 10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3600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4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고 열차 운행과 공항 운영이 중단됐으며, 기상청은 진원 깊이가 약 10㎞로 얕아 강한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대 1m 높이의 쓰나미 경보도 발령됐지만 원전 이상 징후는 보고되지 않았다.
남미에서는 페루의 정치적 우경화가 확인됐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6월 결선투표에서 좌파 후보를 꺾고 10년 만에 페루의 아홉 번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조직 혼란과 불안, 불신을 물려받았다며 질서와 국민 화해를 약속했다. 불법 금 채굴과 코카인 거래로 급증한 범죄에 강경 대응하고, 세계 3위 구리 생산국인 페루에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중앙은행 관계자 엘메르 쿠바를 재무장관으로 기용한 새 내각도 시장 친화적 정책을 예고했다.
그러나 후지모리 대통령은 양극화된 의회와 자신이 이끌어온 국민역량당의 정치적 갈등, 연말 예상되는 강력한 엘니뇨로 인한 농업·에너지 부문 차질에 직면했다. 그의 아버지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1990~2000년 집권하며 좌익 게릴라를 진압하고 친기업 헌법을 도입했지만 부패와 인권침해로 복역했으며 2024년 사망했다.
터키에서는 부패 척결을 외쳐온 야당 정치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를 위한 행사에 박수부대가 동원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참석자 일부가 1인당 950리라, 약 20달러를 받고 행사장으로 이동해 박수와 깃발 흔들기를 지시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최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보도를 “테러식 더러운 함정”이라고 반박했지만, 한 섭외업체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돈을 지급했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보도 기자와 편집자들을 상대로 모욕과 허위정보 유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클르츠다로을루는 법원 결정으로 전 공화인민당(CHP) 대표 외즈귀르 외젤이 축출된 뒤 당을 이끌고 있지만, 외젤은 지난주 탈당해 91명의 의원을 끌어모으며 최대 야당이 됐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외젤 신당의 지지율이 3분의 1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터키 야권 재편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사모투자사 아레스 매니지먼트가 레너드 그린 앤 파트너스 인수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AI 투자 열풍과 관련된 기업 부채의 위험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은 영국 주택건설업체가 할인 판매한 주택 묶음을 사들이고 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는 러시아 시베리아 가스 프로젝트에서 아시아로 가스를 계속 판매할 수 있게 됐으며, LVMH의 핵심 패션·핸드백 부문은 2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다.
문화·소비 분야에서는 여름 저녁 패션으로 가벼운 레이어링이 주목받았다. 더 로의 아이보리색 면 재킷, 토브의 가죽 재킷, 이세이 미야케의 주름 랩 디자인, 토템의 드레이프 블라우스, 셀린의 자수 볼레로 등이 제안됐다. TV에서는 ‘릭 앤 모티’의 세계관에서 파생된 애니메이션 ‘프레지던트 커티스’가 공개됐다. 키스 데이비드가 연기하는 미국 대통령 커티스가 반인반요 보안책임자와 인간·로봇 혼종 비서실장과 함께 지구와 우주에서 재난을 해결하는 작품으로, 미국 역사와 TV 문법을 빠른 전개와 풍자로 비튼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