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밈이 전쟁 선전으로 변한 과정
한 밈 분야의 선구자는 트럼프와 이란이 분쟁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글이 ‘사고의 대체물’이 됐다고 말했다.

일레인 무어
어제 게시됨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싶을 때면 가끔 밈을 꺼내 든다. 많은 밈이 그렇듯, 이것들도 황당하다. 한 밈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미 해군 함정이 이란 드론을 격추하며 “레이저: 빙, 빙, 사라졌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레이저가 빙 소리를 내나?) 최근 밈을 잇달아 올리는 과정에서 트럼프는 별다른 이유 없이 3년 전의 버드 라이트 불매운동을 언급하기도 했으며, 미 국방부가 공습을 일시 중단한 다음 날에는 폭발하는 이란 유조선의 인공지능 이미지를 게시했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 따르면 이제 미국인 3명 중 1명 이상이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뉴스를 접하며, 역대 최고령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는 온라인에 가장 깊이 몰입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혼란스럽고 거친 인터넷 농담이 미국의 공식 정치 논평이 됐다. 이는 결국 미국의 적국들이 새롭고 기묘한 전장에 뛰어들도록 자극했다.
밈을 올리는 사람은 트럼프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최초의 틱톡 전쟁이었다면, 이란 분쟁은 최초의 밈 전쟁이다.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을 이용하는 동안, 이란 정부 공식 계정들은 엑스(X)를 통해 자체적인 조롱 캠페인에 나섰다. 주짐바브웨 이란 대사관은 호르무즈 해협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농담하며, 이란 병원들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며 웃는 좀비화된 제프리 엡스타인의 섬뜩한 인공지능 이미지를 게시했다. 주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대사관은 트럼프가 봉쇄에 관해 노래하는 기묘한 인공지능 생성 영상을 올렸다.
전략대화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는 이를 “국가 통치술로서의 똥글 게시”라고 부른다. 이란은 도발적이고 완성도가 낮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활용해 재치 있고 자기 인식이 있는 약자의 모습을 내세우려 하고 있다. 그 결과 대중의 반응이 크게 늘어나는 보상을 얻었다. ISD는 이런 게시물이 향후 분쟁에서 비전통적 전쟁 선전의 청사진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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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을 그리스어 ‘미메마(mimema)’, 즉 모방이라는 뜻의 단어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 이런 전략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밈은 온라인에서 반복되고 확산되도록 만들어진, 사람을 사로잡는 아이디어다. 단어나 문구일 수도 있지만, 단순하고 읽기 쉬운 문구와 과장된 이미지가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인 경우가 많다. 공유하기 쉽고, (대부분) 저자가 명확하지 않다. 《아트 인 아메리카》 매거진이 한때 썼듯이 밈은 공동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열린 작품’이다. 만들기 쉬울 뿐 아니라, 그 형식 자체가 반복을 통해 힘을 얻는다. ‘딴생각하는 남자친구’ 밈이나 ‘이건 괜찮아’ 강아지 밈에 자기만의 변주를 더한다고 해서 도둑질이 아니다. 애초에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밈이 흔히 농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자신을 왕이나 전투기 조종사, 예수에 비교하는 밈을 올릴 때, 그는 사진 속 영웅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반대자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농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징징대는 사람들처럼 보이도록 도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하려면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텍사스에서 법학을 공부하던 마이크 고드윈은 인터넷 밈을 처음으로 설명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그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가신 논쟁을 무력화할 방법을 찾고 싶어 했다. 그가 내놓은 해법은 ‘고드윈의 법칙’이라고 부른 것이었다. 인터넷상의 어떤 논의든 결국 누군가를 나치나 히틀러에 비유하는 데 이르게 된다는 격언이다.
현재 워싱턴에서 기술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고드윈은, 스스로 진지하다고 여기는 논평자들의 허세를 꺾기 위해 과학적인 듯한 이 용어를 사용한 뒤 온라인 대화에 그 개념을 심었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이론과 정보가 물리적 세계에 통합된 어떤 것이라는 개념에 관해 많은 글을 읽고 있었다”고 말한다. “나는 [그 논쟁들]에 대해 진지한 말을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면 조롱을 받게 될 테니까. 그래서 이 아이디어, 이 농담을 떠올려 퍼지게 내버려뒀다.”
고드윈은 1994년 《와이어드》에 발표한 에세이 ‘밈, 반(反)밈’에서 자신이 한 일을 ‘밈적 공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소개한 밈의 개념, 즉 유전적 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문화를 확산하고 진화시킬 수 있는 ‘문화적 전달의 단위’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했다. 도킨스가 패션이나 요리법을 이야기했다면, 고드윈의 온라인 밈은 악의적인 논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고안된 문구였다.
온라인 밈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농담의 대상이 대개 그것을 게시한 사람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매끈한 회색 머리의 ‘stonks’ 남자는 금융 실패의 상징이었다. ‘레이지 코믹’과 ‘이미지 매크로’(사진 위에 글을 얹은 형식)에서는 제작자와 재게시자들이 삶에 당황하거나 진저리 나는 자신의 모습을 희화화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농담 위에 또 다른 농담이 겹겹이 쌓이기도 했고, 그 결과 밈은 피상적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워졌다.
밈이 상업적 목적이나 정치적 논평에 활용되면서 농담의 표적은 바깥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밈이 세상에 공개되고 나면 제작자는 그것이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 아무런 발언권도 갖지 못한다. 대안 우파가 사랑하는 개구리 페페는 원래 샌프란시스코의 만화가 맷 퓨리가 그린 캐릭터로, 퓨리는 대체로 ‘온화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퓨리는 극우 음모론자인 인포워스 창립자 알렉스 존스가 등장하는 포스터에 페페를 사용한 인포워스 웹사이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만5,000달러의 합의금을 받았다(그는 그 돈을 개구리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페가 인종차별적·반유대주의적 밈에 사용되는 것을 막지는 못했으며, 앞으로도 막지 못할 것이다.
동시에 밈에 담긴 정보의 밀도는 낮아졌다. 방산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스의 공동 창업자가 악어가 농구공을 덩크슛하는 이미지를 게시한다고 해도, 거기서 파악할 수 있는 뉘앙스는 많지 않다. 광범위한 대중을 겨냥한 메시지는 때로 거의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밈이 전쟁 선전에 더 많이 동원될수록 의미는 공허해지고 농담은 더 맥없이 끝날 것이다. 한때는 트럼프의 레이저 밈에 등장하는 ‘빙’이 다른 무언가를 가리키는지 물어볼 만했을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슈퍼마리오 팬들이 성가시다는 내용의 오래된 인터넷 농담이나, 트럼프가 한때 ‘빙’이라는 단어를 50번 넘게 사용하는 장면이 녹음됐다는 사실 말이다. 이를 알았다면 의미의 또 다른 층위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 온라인 밈은 진지한 척하는 논평가들의 허점을 찌르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주제가 이토록 심각할 때, 과연 무엇의 허점을 찌를 수 있겠는가?
고드윈에게 현재 전시 상황에서 오가는 모욕과 과시는 밈이 어떠해야 한다고 그가 상상했던 것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그는 “제가 생각한 밈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무언가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지금 이것은 생각을 대신하는 것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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