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체들의 새로운 브랜딩 도구: 지적 인플루언서
Z세대는 나이를 먹고 현명해지면서, 10년 넘게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며 천편일률적으로 변한 흔하디흔한 인플루언서들에게 점점 더 냉소적이 되고 있다.

27분 전에 게시됨
시몬 드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작가, 페미니스트 등 다양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었다. 세상을 떠난 지 40년이 지난 지금, 프랑스의 지식인은 여기에 하나를 더할 수 있다. 브랜드 인플루언서다.
지난해 말 상하이에서 열린 미우미우 문학 클럽에서는 드 보부아르의 글이 논의 주제 중 하나로 다뤄졌다. 이탈리아 프라다 산하 브랜드인 미우미우는 밀라노에서도 비슷한 살롱을 연다. 목표는 의상과 자잘한 장식품을 넘어서는 문화적 깊이를 키우는 것이다.
지성을 활용해 판매를 촉진하는 럭셔리 브랜드는 프라다만이 아니다. J.Crew는 뉴요커의 작가이자 저자인 패트릭 래든 키프를 기용했고, 디올은 나이지리아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를 선택했다. 다른 브랜드들은 문학적 자격을 높이기 위해 보다 직접적인 접근법을 취한다. 발렌티노는 2024 국제 부커상 시상식을 후원했고, 코치는 출판사 펭귄 랜덤하우스와 협력해 미니어처 책 모양의 가방 참을 제작하기까지 했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퓨처 래버러토리는 3년 전 전문가 인플루언서의 시대를 예견했고, 그보다 훨씬 전에는 미국 작가 조앤 디디온이 셀린 선글라스를 쓰고 다녔다. 그러나 여러 흐름이 지적 권위에 대한 욕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Z세대가 나이가 들고 현명해지면서, 10년 넘게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며 공식처럼 획일화된 평범한 인플루언서들에 대해 더욱 냉소적으로 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새롭게 등장한 AI 역시 권위가 부족하고 한층 더 동질적이다. 부모 세대와 마찬가지로 Z세대는 소셜미디어에서 단순한 오락 이상의 것을 원한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은 검색엔진이자 사실 확인 수단으로도 기능한다.
지식형 인플루언서의 부상은 전문성의 가치가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수익화할 수 있는 더 폭넓은 기회를 부각한다. 예를 들어 전문 연사들이 많은 청중을 끌어모으는 ‘Pints of Knowledge’ 펍 토크 같은 행사의 인기를 생각해보자. 또는 각각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번성하는 영역인 북톡(BookTok)과 북스타그램(Bookstagram)은 출판업계에서 한때 틈새 장르였던 분야의 판매를 끌어올렸다. 좀 더 진지한 플랫폼인 서브스택(Substack)도 주로 건강과 웰니스 분야에서 몇몇 미니 스타를 배출했다. 한때 승려였던 인플루언서 제이 셰티는 “지혜를 바이럴하게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자신의 탤런트·브랜드 에이전시까지 공동 설립했다.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의 유료 구독자는 2025년 500만 명에 도달했다.
지식형 인플루언서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인플루언서들에 비하면 시장의 극히 일부만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예컨대 인터넷 사서 잭 에드워즈의 팔로워는 130만 명으로, 킴 카다시안의 3억4400만 명과 비교하면 적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시대에 인간 버전 역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도감을 준다.
louise.lucas@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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