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테크 스타트업들, AI발 판도 변화를 위험한 새 포장에 담다
레고라는 AI 거대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틈새시장을 정복하지 않은 채 남겨둘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제 게재됨
AI 지지자들은 AI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적어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만들어내고 있다. AI 모델을 노동력을 절감하는 산업별 제품으로 패키지화한 서비스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법률 기술 전문업체 레고라(Legora)는 기업가치 100억 달러를 겨냥하고 있다. 이는 AI 대기업들이 너무 규모가 크거나 다른 일로 바빠서 공략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이 있다는 데 거는 승부로 보인다.
레고라는 법률·금융·부동산 같은 수직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한 수많은 중개업체 중 하나다. 이들은 대개 오픈AI나 앤스로픽 등이 제공하는 이른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가져와 특정 산업에 맞춘 래퍼(wrapper)를 그 위에 구축한다. 여기에 관련 훈련 데이터를 풍부하게 활용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더한다.
고객들이 굳이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거의 없다. 변호사들은 보고서 작성, 자료 조사, 문서 검토 같은 일상적인 업무의 상당 부분을 레고라에 넘길 수 있다. 사용량에 따라 훨씬 저렴할 수도 있다. ‘AI 래퍼’ 모델을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은 대체로 고객에게 월 구독료를 받는 방식으로, AI 작업을 쪼개는 기본 단위인 토큰 비용을 보조한다.

고객 확보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 Legora는 50%를 웃도는 연간 반복 매출 성장률을 7개 분기 연속 기록했으며, 잇달아 인수에도 거액을 쏟아부었다. 가장 최근에는 소송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런던 소재 Wexler를 인수했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향후 두 분기 성장률이 40%로 소폭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올해 반복 매출 약 3억 달러는 최저 밸류에이션 기준으로도 33배의 멀티플을 의미한다. 비교하자면, 소형 로펌에 더 초점을 맞추는 Clio는 지난해 자금 조달 당시 ARR의 10배 가치로 평가됐다.
한 가지 위험은 고객인 로펌과 기업들이 자체 모델을 구축하기로 하면서 매출이 말라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Kirkland & Ellis는 AI 사업에 5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특히 래퍼 기업들이 고객에게 토큰의 실제 비용을 가려준다면, 수익은 영원히 요원할 수도 있다. Legora는 두 달 전 최신 에이전틱 시스템에 사용량 기반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가격 정책 변화가 고객 사용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또 다른 위험은 정상에서 온다. Anthropic과 OpenAI 모두 법률 기술 분야로 진출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실제 매출의 증거를 요구할 상장을 앞두고 AI 법률 분야의 거물급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Legora는 법률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지만, 생존을 좌우할 도전은 정글의 법칙을 터득하는 것이다.
louise.lucas@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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