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에어의 감축이 다른 항공사들에겐 도움이 됐다
겨울철은 항공사들에게 전형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시기다. 이에 따라 운항을 축소하면 업계의 재정적 압박을 덜 수 있다.

게시일 2026년 9월 5일
유럽의 항공사들에게 겨울은 길고 가혹한 계절이다. 하지만 이번 주 라이언에어가 쌀쌀한 철에 일부 운항 서비스를 축소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경쟁사들에게 작지만 이르게 찾아온 기쁨이 될 것이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유럽 최대 항공사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승객 수송 능력을 확대하지 않고, 대신 기존 연간 추정치에서 200만 석을 줄였다. 이에 따라 라이언에어는 회계연도 전체에 걸쳐 2억 1,400만 석을 제공하게 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3%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을 제외하면 최소 10년 만에 가장 낮은 연간 성장률이다.
다른 항공사들은 다소 안도할 것이다. 겨울철은 통상 항공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는 시기로, 이들은 여름 휴가객들로 기내를 가득 채우는 데서 수익을 얻는다. 따라서 운항 축소는 업계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준다 — 특히 겨울철에도 수송 능력을 늘리는 라이언에어의 평소 관행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늘 말을 아끼지 않는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 승객 수가 감소할 때 연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경쟁력이 약한 경쟁사들은 이번 겨울에 도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높은 연료 가격이 물론 이번 계획 변경을 불러온 원인이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정유 제품 수출이 위축되면서 등유 가격은 이미 높은 수준인 유가 대비 이례적으로 큰 폭의 프리미엄을 두고 거래되고 있다. 2월 이전에는 공급량의 4분의 1 이상을 걸프 지역에서 조달해 온 유럽 공항이 특히 취약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6월, 연말까지 평균 가격이 배럴당 152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라이언에어(Ryanair)는 항공유 물량의 5분의 4를 배럴당 67달러, 즉 현재 현물 가격의 약 절반 수준에 3월까지 헤지해 뒀음에도 이번 감축으로 최대 1억 유로를 아낄 수 있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가 감당해야 할 것은 연료비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예약 시점을 늦추는 습관도 발목을 잡고 있다. 항공사 경영진들은 이를 요동치는 지정학과 경제 불확실성 탓으로 꼽지만, 승객들이 좌석 수급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와도 관련이 있다. 좌석이 부족해 가격이 오를까 두렵지 않다면 굳이 미리 예약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기업이 기어를 바꾸면 다른 기업들이 뒤따를 수 있다. 라이언에어의 조치가 다른 업체들의 감축으로 이어지도록 부추길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실적 발표 시즌 동안 항공사 경영진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주제는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수익성 보호였다. 다만 어려움에 몰린 항공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승객에게 반드시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안타까울 따르다.
jennifer.hughes@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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