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센터는 메가프로젝트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까?
자재 부족부터 계획 지연, 인력난, 전력 확보 문제까지 많은 일이 어긋날 수 있다.

게시일 2026년 9월 8일
대형 건설 프로젝트는 하나의 철칙을 따른다고 덴마크 지리학자 벤트 플라이비에르크(Bent Flyvbjerg)는 주장한다. 프로젝트는 ‘예산 초과, 공기 초과, 그리고 몇 번이고 반복(over budget, over time, over and over)’되는 형태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AI 인프라 붐에도 이 법칙이 적용될까? 컨설팅업체 PwC는 205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가 총 31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건설업자들이 서두르고 있다는 표현은 오히려 부족한 상황이다. 인간이든 아니든, 오류가 날 여지는 넘쳐난다.
데이터센터 건설업체 SB Energy는 낙관적이다. 적어도 자사의 전망에 대해서는.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 계열의 이 회사는 뉴욕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오하이오주의 거대한 PORTS-Pike 프로젝트를 포함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SB Energy는 칩과 서버가 아닌 건물과 시스템을 공급하기 때문에, AI의 필수 상품인 이들의 가격 변동에는 노출되지 않는다. OpenAI와 소프트뱅크는 10년이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SB가 할 일은 오직 건설뿐이다. 이상적으로는 예산대로, 기한 내에, 그리고 번번이 성공하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대담한 일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서는 자재 부족, 인허가 지연, 인력 부족, 전력 확보 문제 등 많은 것들이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망에 접속할 허가, 이른바 ‘계통연계(interconnection)’를 받는 데는 주(州)에 따라 2년, 5년, 7년, 심지어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 SB의 데이터센터는 대부분 새 발전소와 함께 들어설 예정인데, 발전소 건설은 그 자체로 별도의 건설·인허가 난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미국 건설업자들 앞에는 새로운 도전이 있다. 바로 우리, 국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뒷마당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느니 차라리 ‘뒤처지고 가난하게’ 살겠다는 미국인들을 향해 요란스럽게 발언을 퍼부었지만, 그는 여론과 어긋나 있다. 최근 갤럽(Gallup)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이 거대한 AI 창고들이 지역 내에 건설되는 것에 ‘어느 정도’ 혹은 ‘강력하게’ 반대한다.

SB는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SB 자체는 데이터센터를 지어본 적이 없지만, 최근에 인수한 컨설팅 부문이 과거에 15개를 완공한 바 있다. SB는 필요한 것보다 많은 상호연결을 신청해 뒀는데, 일찍 움직이는 것은 분명 강점이지만 제때 승인받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SB가 제출한 서류에는 AI에 대한 “커지는 대중의 저항”이 지속적인 리스크라고 인정돼 있다.
시간은 문자 그대로 돈이다. 일부 데이터센터 건설업체들은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임차인을 확보한다. SB의 경우 임차인이 이미 예약돼 있지만, 이는 기한 리스크를 낳는다. 사업이 늦어지면 SB는 강제적인 할인과 현금흐름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 서류는 경우에 따라 고객이 지연된 사업을 통째로, 잠재적으로는 낮은 가격에 사들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리스크는 침착한 머리로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가능할까? 보도에 따르면 SB가 추구하는 500억 달러 가치라면, 2026년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연간 환산한 EBITDA의 약 400배 수준의 기업가치가 된다. OpenAI는 회사의 지분 가치가 800억 달러에 도달하면 수익이 발생하는 SB 워런트를 확보했는데, 이는 샘 올트먼의 기술 그룹이 낙관적이라는 신호다.
적어도 SB에는 자금력이 넉넉한 후원자들이 있으니, 인프라 실수의 철칙이 유효하더라도 대비는 되어 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가 정말 세계 번영에 필수적이라면, 이러한 리스크는 누군가는 감수해야 한다. 셰일 붐은 미국이 인상적인 초대형 건설 대업을, 그것도 빠르게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 뒤에 온 불황은 그것이 항상 의도한 대로 풀리는 것은 아님을 보여줬다.
john.foley@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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